검마술사
Sword Magician
저자: 장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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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날, 스승님은 말씀하셨다. 당신의 마음에 숨겨진 검을 나에게 주겠노라고, 그렇게 무겁게 쏟아지는 빗속에서 순백의 새하얀 검은 나의 가슴을 찔렀다. 스승님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맴도는 아련한 상처. 그것이 나에게도 생긴 것은 그날이었다.
....
"어서 일어나라 밥충이 사부야"
둔탁한 충격이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순간 힙겹게 눈을 뜬 남자는 피곤한 기색을 보이며 15세정도 됨 직한 소년에게 짜증스런 말투로 입을 열었다.
"임마.. 네가 나이가 많으면 많지 사부한테 밥충이가 뭐냐. 난 더 잘레 ...으아.."
그렇게 말하곤 남자는 다시 눈을 감았다. 힘겹게 떠지던 순간과는 달리 감겨질 때는 전광석화가 달리 없었다. 그러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온 갖 주방용기들이 잠든 남자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 휘이이익
"이래도 안일어나나 보자!"
심통이 난 듯한 목소리와 더불어 남자에게 쏟아지는 주방용기들 중에는 날이 잘 선 식칼도 껴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아침부터 피가 쏟아지는 장면이 연출될 듯 했다. 이런 위기에도 잠만 자려는 걸까? 남자는 위험스런 무구(?)들이 자신의 지척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엉거주춤한 포즈로 자고 있었다.
- 아아아악! 아파!
숲을 깨우는 커다란 비명과 함께 애석하게도 피가 흐르는 아침이 연출되고야 말았다.
....
"망할 녀석. 진짜로 칼을 던지냐."
연신 상처가 난 부분에 약을 바르는 30대의 남자는 고소해 죽겠다는 표정의 남자아이를 보며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러길레 누가 내 말을 무시하레? 앞으로는 더 할지도 모르니 배짱 그만 부려라 이 어린 스승아."
암만봐도 나이는 스승이라 불리는 허름한 여행자 차림의 30대 남자 더 많은 듯 한데 어린 남자아이의 말은 자신이 더 나이가 많다는 듯 거침이 없었다.
"으이구 내가 어쩌다 저런걸 델구 다닌다고 해서..ㅜㅜ"
눈물이라도 맺히려는 지 자신의 기구한 운명에서 격한 궁상감(?)을 느낀 남자는 코가 벌게 졌다.
- 으엥취~!!
재채기를 크게 하고 나니 벌개진 코에서 진한 엑기스 한방울이 떨어질듯 매달렸다.
"이런! 놈이 근처에 있다. 에칼토 어서 준비해라!"
재채기로 무언가를 감지한 건가?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가 그에게 경고를 했는지 남자는 에칼토라 불린 자신의 제자에게 자신의 바로 앞을 가리켰다.
"밥은?"
에칼토는 애써 만든 아침식사를 보며 대꾸했지만 스승은 좀 전부터 앞쪽만 뚜러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젠장. 어쩔 수 없군. 내 행복한 스튜가 식어버리기 전에 어서 해치워."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숲에서 크나큰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우어어아아아아아 엑사일 엑사이론 모두 잠들게 되리라..]
"왔는가! 에칼토!"
다급해진 스승의 목소리에 에칼토는 서둘러 그의 앞에 가슴을 풀어 헤친체 팔을 벌렸다.
"알았어. 해라, 해."
그 순간이었다. 스승이라는 남자의 손이 하얗게 빛나더니 에칼토의 가슴에 흡수 되는 듯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는 남자는 무엇인가에 홀릿듯한 낮은 목소리로 알 수 없는 힘이 담긴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힘을 원한다. 무엇이든 태워버릴 어둠의 화염을 두른 마의 검(劍)을! 나와라 마염검(魔炎劍) 에칼토리어스여!"
그러자 에칼토의 고개가 숙여지며 그 가슴에서 남자의 빛나는 손이 빠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검은 불길을 태우며 보기에도 섬뜩한 마염검 에칼토리어스의 손잡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으윽! 역시 마염검. 마족의 마음으로 만들어지는 이 섬뜩한 뜨거움은 버겁군"
살짝 눈가를 찢푸리며 남자는 힘껏 검을 에칼토의 가슴에서 빼내어 들었다. 아침 하늘을 태워버릴 듯한 검은 불길이 검신에서 피어오르자 그의 옆에 있던 숲에서 무엇인가가 튀어 나와 남자의 옆구리를 스치곤 다시 돌아갔다. 너무 빠른 나머지 형체를 미처 알아보지도 못할 만큼 엄청난 스피드였다.
- 스각!
"빌어먹을 드라이어드 놈 같으니. 찔린 곳을 또 쑤시려고 하다니."
이미 아침에 식칼로 찔린 옆구리를 공격당하자 남자는 화를 냈다.
"어디 죽어봐라!"
- 화르르르륵!
그 무엇인가가 나왔던 숲을 향해 마염검을 휘두르자 검은 불길이 삽시간에 숲을 태우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숲이 살아 있는 듯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뜨겁다.. 뜨겁다.. 인간이여! 검을 거두어라!]
"뜨거우면 어서 튀어 나와! 드라이어드!"
남자는 비명을 지르는 숲을 향해 소리쳤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검을 휘둘렀다.
- 화르르르륵
[으아아악]
다시 한번 검은 불길이 숲을 스치자 타오르던 숲은 삽시간에 재로 화하여 그 안에서 숨어 있던 드라이어드의 모습이 드러나게 되었다. 거대한 나무의 모습을 가진체 인간의 얼굴을 줄기에 가득 새긴 드라이어드는 잔가지들에 불이 붙어 있었다.
분노한 목소리와 함께 드라이어드는 생물의 촉수 같은 자신의 뿌리로 남자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죽어라! 인간이여!]
좀전의 공격은 그 뿌리였던가? 엄청난 속도로 뿌리의 끝이 날카롭게 남자의 몸으로 쏘아져 갔다.
"어리석은 놈! 죽는 건 바로 너다!"
남자는 자신에게 쏘아져 오는 뿌리를 정확하게 검으로 갈랐다. 순간 인간의 피와 같은 붉은 액체가 튀었다.
[끄아아아악! 뜨 뜨겁다!]
검에 의하여 잘려진 드라이어드의 뿌리는 검의 불길에 휩쌓인 체 순식간에 타들어가기서 줄기와 가지들까지도 검은 마의 불길에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이것은 한번 타오르면 절대 꺼지지 않는 마의 불길이다. 끝을 내주겠다!"
남자는 검에 힘을 주고는 있는 힘껏 드라이어드를 향해 달려갔다. 그 순간 마지막임을 직감한 드라이어드가 타고 있던 뿌리를 다시 창처럼 세워서 달려오는 남자에게 쏘아 보냈다.
- 쉐에에에엑
- 파악!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드라이어드의 최후의 공격은 남자에게 도달하기 전에 허공에서 멈추고 말았다.
[어...어째서인가...]
드라이어드는 자신의 줄기에 꽃혀진 검을 느끼며 믿을 없다는 듯 남자에게 물었다, 남자는 비릿한 조소를 지었다.
"칼은 던질 수도 있는 것이다."
- 화르르르르륵
그 말이 끝남과 같이 드라이어드는 검의 불길에 잿더미가 되기 시작했다. 활활 타오르는 드라이어드를 보며 남자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리 봐도 나는 몬스터 퇴치보다는 좀 더 정신적인 일을 해야해"
잿더미가 된 드라이어드에게 다가간 남자는 아직도 활활 타오르는 마염검 에칼토리어스를 들고 고개를 숙인 체 서 있는 에칼토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에칼토의 가슴을 검으로 찌르기 시작했다.
"다시 마음으로 채워져라. 마염검 에칼토리스여"
처음처럼 에칼토의 가슴으로 검이 빨려 들어가자 숙여져 있던 에칼토의 얼굴이 들려졌다.
"으음...끝난거야?"
마치 자고 일어난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연 에칼토는 서둘러 자신이 만든 행복한 스튜를 찾았다.
"이런 바보 같은 스승! 내가 애써 만든 행복한 스튜가 작살이 났잖아! 듣고 있는 거냐! 토드!"
스튜가 담겨진 솥 안에는 드라이어드의 잘려진 뿌리가 붉은 액체를 뿜은 체 빠져있었다.
토드라 불린 남자는 대꾸를 하지 않고 슬쩍 자리를 피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었다고. 그래도 드라이어드의 뿌리 때문에 그 맛없는 스튜가 맛있어 졌을지 누가알아.."
작게 혼자말을 한다고 했지만 그게 에칼토의 귀에 들어갔는지 진한 살기가 그들이 있는 장소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좀전의 드라이어드와의 전투에서도 느끼지 못한 긴장감이 감돌며 분노에 찬 에칼토의 목소리와 걸음아 살려라 하며 도망치는 토드의 다급한 목소리가 다시 숲을 요통치게 하기 시작했다.
"이 막되먹은 스승아! 오늘 사생결단을 내보자! 내가 이런 몰골로 변한건 네 녀석 때문이잖아! 이해하고 지금까지 버텨주었더니 감히 으오오오오!! 내 스튜가 맛없단 소리를 또 해! 내가 한 번만 더 하면 널 스튜로 만들어 준다고 했지!!"
"으악! 진정해 에칼토! 그런 뜻이 아니었어!"
이름 모를 숲에서의 시끄러운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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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다이 화학에 다닐 때 끄적거리던 내용인데
꽤 많은 구상을 했었다. 역시 완전히 장편으로 못나가고 단편으로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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