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어린시절, 배고픔에 몰래 눈물 흘리던 아이였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부모님의 식사거리를 받아 먹으며 피곤한 모습으로 곤히 잠드는 하나
뿐인 동생과 함께 살던 형이 있던 그 때를 기억한다.
쉽게 말할 수 없는 나 자신의 거죽이 송두리 체 벗겨지는 듯한 쓰라린
시간을...
...
"아터, 이리와, 거긴 위험해"
철부지 동생이 몸을 비집고 잠긴 양철문에 들어서려는 것을 막아보려
했지만 도무지 듣지 않는 듯 아터는 안간힘을 내며 문 안에 떨어진
사과를 주우려 했다.
"싫어!"
마을에서 험악하기로 소문난 빌레튼 아저씨의 집이란 것을 알고 있는
지 모르는 지 여전히 사과를 주우려 하는 동생을 보다 못한 형 아트럼
은 조마조마한 가슴을 부여 잡고 동생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유독
먹을 것에 집착이 강한 동생을 말로 설득한다는 것이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무슨 일이 벌어지기 전에 동생을 데리고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리와! 형이 줏어줄게."
아직 팔이 짧아 위태롭게 문 틈으로 손을 넣어 이리저리 흔들었지만
사과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동생을 보며 아트럼은 걸치고 있던 누더기
같은 옷을 걷어 어깨까지 말아 올렸다.
"형 꼭 주워줘."
애처로운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동생을 보며 아트럼은 자신도
모르게 쓴 웃음 지으며 가라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알았어."
유독 먹는 것에 집착을 보이는 동생은 가난하기 때문에 더욱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라는 걸 너무도 잘알고 있기에 아직 어리지만 아트럼의
가슴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가슴을 아프게 하는 슬픔을 느끼고 있었다.
"조...조금만 더.."
앙상하게 마른 팔을 보기에도 작은 양철문의 틈새에 넣고 사과를
잡으려는 아트럼은 어떻게든 빨리 사과를 잡아 동생에게 준 뒤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있는 힘껏 팔을 뻗어보지만 아직 사과와 손의 거리는
요원하기만 했다.
"형. 조금만 더 조금만."
지켜보기가 안타까운지 아터는 안달이었다.
"알았어 잠시만. 후우.."
심호흡을 하고 이를 악문 아트럼은 마지막으로 어깨까지 구멍안으로
넣었는 모험을 감행했다. 양철로 된 날카로운 부분이 어깨의 살점을
얇게 긁고 앙상한 어깨의 피를 조금 세어나오게 했지만 시도에 대한
대가는 확실했다. 사과를 손에 잡은 것이었다. 서둘러 손을 빼는 도중
,아트럼은 양철문의 작은 틈을 빠져 나오기에는 사과가 너무 크다는 것
을 알았다. 속으로 한숨을 쉬어 보지만 동생 아터의 기대하는 눈빛을
보며 이대로 포기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잡았어? 잡았어?"
"응 잡았어 기다려봐 형이 줄테니까."
일단 손을 빼낸 아트럼은 주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도구가
필요한데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그 사이에 아터는 기다리기가 힘든지
자기가 사과를 꺼내려 서둘러 손을 뻣어 틈에 넣다 그만 날카로운 부분
에 손등 부분을 베었다. 아직 덜 아프지만 피를 본 아터는 울기 시작했
다.
"으아아앙, 아파. 피야 피! 형아! 아파! 으아아앙"
"아터!"
놀란 아트럼은 아터의 베인 손등을 보고 자신의 옷을 뜯어 상처부위를
둘둘 동여매었다.
"으아아앙"
아터의 울음은 그치지 않았지만 다행히 상처가 깊지 않은 듯 동여맨
상처 부위에서 그리 많은 피가 나오지는 않았다.
"울지마, 울면 빌레튼 아저씨가 나올지 몰라."
아트럼은 행여 집주인인 빌레튼씨가 나와 헤꼬지를 할까 무서워
동생을 얼렀지만 아터의 울음은 그리 쉽게 그치려하지 않았다.
"아휴.."
자신도 모르게 세어나온 한숨소리, 아트럼은 시선을 돌려 문 틈에
살짝 보이는 사과를 보며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무엇인가에 코끝이
찡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사과하나 때문에, 울고있는 내동생, 젠장.'
속으로 평소에는 잘 하지 않는 욕설을 하고나니 눈가에 축축한 무엇
인가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눈시울을 훔치며 벌어진 틈새에 손을 가져다댄 아트럼은 틈새를
벌리기 위해 있는 힘껏 날카롭게 날이 선 양철조각을 부여잡았다.
날카로운 부분이 손을 파고 드는 것이 느껴졌지만 울고 있는 동생의
모습을 보는 그의 마음은 이미 몸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살이 찢어질 정도로 힘을 주었지만 틈은 요지부동이었다. 이을 악물고
다시 힘을주나 결과는 같았다.
"으아아앙, 형아, 형아 아파."
동생의 울음소리가 머리에 울리며 아트럼은 몸에서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어느 틈에 손에 난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가 바닥에 흥건하게
쏟아져 땅을 붉게 물들고 있었다. 점차 정신도 몽롱해졌다. 왠지 편
안하기도 하고, 그런 아트럼의 머리 속에 3일간 아무것도 먹지 못한
것이 생각났다. 이 어지러움은 굶어서 힘을 쓴 것 때문일까. 아트럼의
몸은 더욱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형아. 으앙,"
아터의 울음소리가 가깝게 들리자, 아트럼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조금만...조금만..기다려봐..형이 .. 사과 꺼내줄게...형이.."
더 말을 잇기가 힘들었는지 아트럼은 눈을 감았다. 배도 고프고
몸에 힘도 없으며 동생은 아파서 울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아트럼의
기분은 편안해지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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