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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Design

비혈의 오프너 -1- (구제목 : 오프너 앤드 클로저)

by 게임혼 2007. 7. 31.

닫혀진 마음이 어둠에 의해 강제로 열릴 때 존재할 수 없는 자가

그 마음의 문을 통해 현세에 등장하리라.

 

- 오프너 앤드 클로저. -

 

 처음이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등교를 거부한 체 방문을 걸어 잠그고 누워 있었다. 밖에선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일어나는 것도 문을 여는 것도 두려웠다. 그리고 다시 잠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영원히 깨어나고 싶지 않았다.

 

서장 - 문을 여는 소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이 가득한 환락가를 가로질러 조금만 떨어지면 적막함이 감도는 한적한 심야의 거리가 있었다. 그리고 그 거리에는 한 소녀가 레이피어 소검을 들고 어둠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듯 한 어둠을 향하여 검끝을 돌린 소녀는 혼자말과 같이 읖조렸다.

 

"이미 늦은거였나.."

 

 안타까움이 담긴 소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둠속에서 무엇인가의 형형한 안광이 빛을 내었다. 마치 범과 같은 푸른 빛의 두 눈이 소녀를 노려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소녀의 주변은 푸른 안광의 주인이 내뿜은 살기로 가득찼다.

 

[크어어어엉]

 

마치 기괴한 괴수의 소리와 같은 소리가 어둠에서 들려오며 어둠에 숨어있던 존재가 소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사람의 키보다 큰 두개의 뿔을 가진 마견(魔犬)이 광기어린 눈을 가지고 소녀를 공격한 것이었다. 소녀는 재빨리 가지고 있던 레이피어로 마견에게 반격했지만 마견의 속도에 비할바가 아니었다.

레이피어와 마견의 이빨이 허공을 가르며 빛의 궤적을 그리고나자 소녀와 마견은 서로를 등지고 서게 되었다.

 

"윽.."

 

소녀의 입에서 비릿한 소리가 세어 나왔다. 마견의 이빨이 그녀의 어깨를 찢고 지나간 것이다.

 

"제길..저런 것이 소환 되다니.."

 

분함이 강하게 느껴지는 말이었다. 이를 악물고 다시금 레이피어를 힘있게 붙잡은 소녀에게 붉은 망토의 누군가가 접근했다. 수상해 그 사람은 소녀와 마견의 사이에 있는 담벼락 위에 올라서서 소녀를 향해 말을 걸었다.

 

[허약하군요. 시아님. 비혈(悲血)의 오프너라는 이름이 아깝습니다.]

 

여성인 듯 고혹스러운 아름다운 음성이었지만 그 목소리에는 짙은 살기와 어둠이 가득했다. 소녀는 목소리의 주인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소리쳤다.

 

"숨어있다가 나타났군 마수(魔獸)의 오프너 리프여! 당장 마견을 돌려보내라."

 

[이런이런 남의 이야기라고 너무 쉽게 이야기 하는 것 아닌가요? 이정도 마견을 불러들이기 위한 제물은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없습니다.]

 

리프라 불린 여자는 덮고 있던 망토를 얼굴에서 걷었다. 그러자 눈부신 용모가 드러났다.

아름답지만 위험해 보이는 기운을 품은 그녀는 자신이 소환한 마견에게 눈길을 옮기고 다시 말을 이었다.

 

[솔직히 마수 켈히터를 부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치도 못했지 않겠습니까. 그 소년은 혹시 서드게이트급 일지도 모르겠군요. 호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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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켈히터 : 마신수 펜닐의 계보를 잇는 명계수왕 켈베로스의 적자, 두개의 뿔을 가지고 명계의 불을 뿜는다.

* 오프너 : 인간의 몸에 갇힌 마음의 문을 열어 자신의 욕망을 불러들이는 능력의 소유자를 뜻한다. 이들은 마음을 닫고 폐쇄적인 삶을 사는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욕망의 대상을 현세에 소환하는 능력을 가졌다.

* 서드게이트 : 닫힌 마음을 가진 인간을 3단계로 구분하는데. 퍼스트게이트 세컨드게이트 그리고 서드게이트이다. 각각의 게이트는 욕망의 소환을 하는데 재물이 되는 역활이고 퍼스트에서 서드로 갈수록 더 강한 욕망을 현실화 시킨다. 그리고 서드게이트는 다른 게이트와 달리 하나 이상의 소환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렇게 구분될 경우 해당 서드게이트를 미스티커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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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는 능멸로 가득찬 웃음을 흘리며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그녀의 손 위로 빛으로 빛나는 손바닥만한 문이 나왔다. 푸른 광체의 문은 열려져 있고 문 뒤편에는 혼돈의 색상으로 가득한 세계가 보이고 있었다.

 

[이 문(門)을 보세요. 제 작지 않은 욕망을 만들고도 무엇인가 더 튀어나올 것 같은 힘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어쩌면 미스티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

 

잠시 말을 끊었던 리프는 매서운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던 소녀를 흘기곤 다시 말을 이었다.

 

[시험해 보고 싶지만 행여라도 이 게이트가 부숴지면 험악한 시아님에게 연약한 저로선 상대가 안될테니 지금은 하고 싶지 않군요. 그러니까 이만 죽어주세요. 켈히터에게 죽는다면 명계에도 정상을 참작해서 지옥의 끄트머리에 보내줄겁니다. 호호호홋]

 

소녀는 리프의 말이 끝나자 검을 쥔 손에 힘을 넣고 외쳤다.

 

"욕망에 인간을 팔아버린 너희에게 당할거 같아! 내가 왜 비혈의 오프너 인지 보여주마! 아르펙트의 검이여 내 마음을 열고 나의 소망을 현세에 부를지어다!"

 

소녀는 외침과 동시에 검으로 자신의 가슴을 찔렀다. 언뜻 보기에 자살행위와 같았지만 검은 소녀의 몸을 관통함과 동시에 스르륵 사라지고 가슴에는 리프가 들고 있던 것과 비슷한 붉은 색의 게이트가 생겨났다 그리고 소녀는 눈을 감고 자신의 소망을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분노에 가득찬 한 소녀의 이미지가 그녀의 뇌리에 가득차기 시작했고 마지막 순간 눈가에 이슬이 맺히자 소녀는 외쳤다.

 

"잃어버린 나의 언니이자 증오의 사슬을 걸친 이라토리스여 아르펙트의 검을 들고 증오의 단편을 태워버려라!"

 

그러자 붉은 게이트가 열리며 아르펙트의 검을 든 이라토리스가 문을 통해 한순간에 소환되었다. 언뜻 보기에는 소녀와 용모가 흡사했으며 보기에도 두려운 홍련의 사슬로 만든 갑주를 걸친 것이 지옥의 발키리와 같은 위엄이 느껴졌다. 시아라 불린 소녀는 가슴에 붉은 게이트를 열어둔 체 이라토리스에게 말했다. 위험을 느낀 리프의 마견이 그녀를 향해 돌진했기 때문이다.

 

"이라토리스! 마견을 막아줘!"

 

소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라토리스는 마견을 향해 아르펙트의 검을 뻗었다.

 

- 까앙!

 

날카로운 금속음의 파장이 주변공간을 뒤흔들었다. 아르펙트의 검과 켈히터의 뿔이 충돌한 것이다. 그대로 둘은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몸집이 더 큰 켈히터가 이라토리스를 압도하는 듯 했지만 켈히터는 아르펙트의 검에 막혀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소녀는 리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자 이제 우리 둘이 이야기를 해볼까"

 

리프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소녀에게 손가락을 흔들었다.

 

[역시 비혈의 오프너, 소문대로 자신을 게이트로 삼다니 제정신이 아니군요. 이건 어떨까요? 켈히터! 명계의 불길을 뿜어라!]

 

순간 리프의 명령을 들은 켈히터의 두 뿔이 공명하더니 명계의 청염이 타오르기 시작하고 아르펙트의 검에 옮겨 붙었다. 삽시간에 불길은 이라토리스의 온몸을 덮고 말았다. 그리고 그 불길은 떨어져 있던 소녀에게도 타오르기 시작했다.

 

"크윽.."

 

마치 공명하듯이..푸른 명계의 불길로 뒤덮힌 소녀는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고 이를 악물었다. 자신의 게이트에서 소환된 이라토리스와 존재를 공유하기 때문에 이라토리스가 느끼는 고통을 같이 느끼게 되기 때문이었다.

 

[역시 특이한 사람이예요 시아님은, 자신의 몸을 재물로 삼다니 분명 그정도 불길에 죽지는 않겠지만 어린 소녀를 불태우는 내 입장에서는 너무 안쓰럽군요. 호호호]

 

리프는 교만한 웃음을 흘렸지만 그건 그리 길지 않았다. 이라토리스를 태우던 명계의 청염이 사그라 들고 붉은 적염이 이라토리스와 소녀를 덮었기 때문이다. 적염에 뒤덮힌 소녀는 고통스러워 하던 표정을 지우고 리프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명계의 불이라고? 나와 이라토리스가 품은 분노의 적염이 더 뜨겁다. 너희 오프너들에게 죽어야했던 언니의 분노니까. 지금이라도 게이트를 원 주인에게 돌려주면 지옥으로 가는 일 없이 바로 소멸시켜 주겠다. 선택하라! 마수의 오프너 리프여!"

 

붉게 불타는 소녀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리프는 표정을 찡그렸다.

 

[바보 같군요. 그냥 넘겨줄거라면 미스티커인지 시험해보고 말겠어요.]

 

리프가 푸른 게이트의 안으로 손을 넣기 시작했다. 소녀는 그런 그녀의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외쳤다.

 

"바보 같은 짓 하지마!"

 

소녀는 뛰었다. 그러나 리프의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손이 푸른 게이트 안으로 사라지고 바로 푸른 게이트에서 검은 빛이 뿜어지기 시작했다. 리프는 고통스런 표정을 짓고 냉큼 손을 게이트에서 뽑았다 그러자 그녀의 오른손이 날카로운 이빨로 상처입은 체 나타났다.

 

[아쉽지만 미스티커는 아니였군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푸른 게이트에 금이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라토리스와 상대하던 켈히터의 몸도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공명하는 게이트와 켈히터는 잠시 후 검은 빛을 가득 뿜게 되었고 소녀는 몸을 움추렸다.

 

-고오오오!! 콰콰콰콰쾅!

 

 그 순간 게이트와 켈히터는 폭발하고 검은 빛이 사라진 주변은 폐허로 변해버렸다. 소녀는 움추렸던 몸을 풀었다. 이라토리스가 폭발을 막아주었기 때문에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그러나 리프가 있던 자리는 적지 않은 피가 흘러있었다. 리프는 죽지는 않았지만 큰 상처를 입고 도망친 것 같았다.

 

"또 구하지 못했군요...언니.."

 

소녀는 리프가 있던 자리에서 먼지로 변해가는 푸른 게이트의 잔해를 보며 말했다. 이라토리스는 말없이 소녀를 지켜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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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토리스 : 분노와 증오의 처녀, 적염의 사슬을 두르고 세상의 모든 적을 제거하기 위해 싸운다. 지옥의 아마조네스라고도 불리우며 전쟁의 처녀 발퀴리와 같은 지위를 가지고 있다.

* 아르펙트의 검 : 비혈의 오프너 시아가 지닌 레이피어 비밀을 간직하고 있으며 게이트 출현을 위해서도 전투를 위해서도 사용된다.

* 게이트 : 인간의 마음을 구현화한 문으로 오프너의 욕망 또는 소망을 끄집어 낼 수 있다. 그러나 한계이상의 욕망을 불러내려하면 검게 변하며 파괴된다, 이때 게이트의 재물이 된 당사자는 마음을 잃어버리고 죽음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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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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