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난 떠나야 할 것 같아
언제부턴가 사랑했던 모든 것들이
빛바랜 색으로 물들고
어디까지나 행복했던 모든 것들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서
낮에 눈을 떠도 주변은 바래지고
밤에 눈을 감으면 슬픔은 깊어지고
그래서 나는 길을 떠나야 할 것 같아
어디로 가지? 어떻게 가지?
가는 방법도, 가야 할 방향도 모르면서
쫓기듯, 내쳐지듯, 그리고 버리듯
걸음을 내딛는 것이 두려워서
눈앞이 흐려지는 것이 슬퍼져서
이 앞으로 가야 한다는 것만 생각나
이 뒤로는 더는 못 간다는 것만 생각해
낮에 눈을 떠도 주변은 어둠으로 잠겼어
밤에 눈을 감으면 슬픔은 감당할 수 없어져
나는 어디로 가야 하지, 왜?
나는 어떻게 가야 하지, 왜?
왜...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
낮이여, 밤이여, 삶이여
그리고 내가 가야 할 길이여
왜인지 오늘은 난 떠나야 할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