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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봄의 초대

by 게임혼 2017. 4. 9.

봄이 왔다 기별한지도 조금 시간이 지났더랬다.

헌데 그 놈의 미세먼지가 나갈 틈을 주지 않아 가까운 곳에 향기롭게 기다리는 봄 꽃을 보지 못했는데 챙기기 좋아하는 봄 비가 초대장을 날리듯 간밤에 쏟아졌다.

그렇게 봄비가 채근거렸기 때문인지 다음날 양재천 꽃길에는 꽃 향기와 오랜만에 맛보는 깨끗한 하늘에 취한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저마다 이 향긋한 상쾌함을 맛보기 위해 사진을 찍고 손을 마주잡아 이길 저길 꽃으로 만개한 길을 따라 걷는다.

그에 이끌려 내 몸도 이끌리듯 걷다보니 어느 덧 변덕스런 봄 바람이 세차게 불어 꽃 내음에 취한 몸을 깨우며 돌아가라 알려준다.

그 바람에 떨어진 새하얀 벗꽃 하나, 필시 오늘이 지나면 또 보지 못했을 봄의 잔치에 뒤늦게 받은 봄의 초대장을 들고 나는 만족스럽게 몸을 돌려 다시 온 길을 걷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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