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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스켈레톤 맨 - 망자의 숲

by 게임혼 2006. 10. 17.

스켈레톤 맨의 정식 스토리였지만 스켈이 워낙 강하게

각성하기 때문에 외전으로 떨군 이야기이다.

과거 스켈의 진정한 힘을 보고 싶다고 하던 독자를 생각해서

나름대로 스켈의 힘을 구체적으로 그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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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의 숲.

인간이었을 때였다. 숨죽여 주위를 둘러보지 않으면 안되는 긴박한 상황도 많았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하늘위에 떠 올라있는 아름다운 푸르스름한 달빛은 나에게 많은 것을 말하고 있는 듯 하다...더이상...그들을 두려워하거나 배척하지 말라고.,...그들은 당신과 같다고...말이다. 크레네...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세 글자...그녀의 모습을 기억하지 못하는 나는 오늘도 그 실마리를 찾기 위해 걷고 있다...

- 저벅...저벅..

얼마전에 유쾌한 세명의 아이들과 만났을 때처럼 비가 내리고 있다. 길 가다가 주은 다 낡은 가죽 갑옷을 어떻게 걸치고 나는 걷고 있다. 아직도 세상은 생각한 것과는 달리 전쟁의 검은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여기저기 널려진 시체들...처음 동굴에서 나왔을 때와는 달리 세상은 밝은 면보다 아직은 어두운 면이 많은 것일까? 아니면 내가 그런 부분만 걷고 있는 것일까.

- 쉬익..쉭

세바스찬...느꼈느냐..꽉막힌 숲 사이로 붉은 눈동자들이 나를 경계하고 있다. 인간과는 이직적인 동료의 냄새가 어렴풋이 나오는 그들은...너무도 강한 체취를 풍기는 나를 경계하고 있는 듯 하다.

- 부스스슷

[ 너는 누구냐...이 망자의 숲으로 그런 짖은 어둠을 몰고오는....자여.. ]

-크크크크...어둠이 어디있다는 말인가..세상 자체가 어둠인 것을...너무 눈 앞에 존재하는 것에 연연하지 말아라..-

[이노옴!!!]

번쩍하는 빛과 함께 붉은 눈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한 마수...늑대의 모습을 한 은색의 마수 펜닐이라고 하던가..지옥의 문지기라는 켈베로스와 동급의 상급 마수였다...만 그건 내가 살아있을 때의 상식이고 지금은 다르다..나의 백과사전에는 놈에 대한 데이터가 이렇게 적혀 있다. 펜닐..애완견....

[감히 이 망자의 숲을 지키는 펜닐 파브르님께 무례를 범하다니..어디서 굴러먹다 뒈진 뼈다귄지는 모르겠지만 어서 돌아가라..너 처럼 위험해 보이는 놈을 받아들일 우리의 숲이 아니다.]

웬지 울컥하는 기분이 든다. 이것도 마물이 된 탓일까? 아니면 루비를 잃었기 때문일까..사실 이 숲을 가로지를 필요는 없다. 마관의 방향을 알 수 없는 지금..이쪽길을 그렇게 고집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것도 싸움까지 하면서...그런데....생각과는 달리 마음은 울화가 치밀고 있다. 오...달님...그대의 얼굴에서 크레네의 모습이 사라졌습니까...내겐 당신만이 나를 지탱해 주는....오직 한가지인데..

- 이봐라...강아지야..-

- 쉬익.! 쉬!

세바스찬 걱정하지 말아라..드래곤 때처럼 널 다치게 하지는 않을 거다...단지 화가 나는 구나...스트레스 좀 풀자.

[ 크르르르르! 이 잡 뼈다귀가 배가 불러서 가만히 있어 줘더니...감히!]

- 쿠아아아아앙!

피가 내리는 와중에도 펜닐은 거대한 푸른 색의 불을 뿜어냈다. 순식간에 그 불길의 주위는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 너무 약하구나...강아지야..비오는 날 불장난하면 쓰겠느냐...크크크크-

나의 손이 허공을 수십번 가르자 거대한 바람이 빗방울을 가지고 펜닐이 쏜 불꼿으로 날아갔다.

- 퍼엉!

불길은 순식간에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크엉!]

놈이 번개처럼 몸을 날렸다. 마치 은색의 번개를 보는 듯 하얀 섬광이 일렁이며 나를 향해 돌진하는 모습...그렇다..과거의 한 귀퉁이에서 이런 장면이 있었다.

“카다몬....죽음으로 사죄해!”

날카로운 여인의 음성....은색의 섬광...더이상 기억나지 않는다...상념에 빠져있던 시간 펜닐의 거래한 송곳니가 나의 뼈다구를 물어뜯을 찰나였다.

- 쉬이이익!

공포에 질린 세바스찬의 경기...미안하다..빨리 끝내주마..

- 프쉬이이이이익! 푸쉭!

거대한 검은 원반이 나의 주위를 두르며 펜닐의 어금니를 막았다. 그 일미터는 넘을 직한 날카로운 멍멍이의 이빨은 그 검은 반원에 막혀서 빼지도 못하고 있다.

[ 크르르릉 크왕! ]

- 크크크크...고양이였던가...-

손을 뻗어 펜닐의 어금니를 잡아 숲으로 던졌다.

- 쉬익!

그렇게 펜닐 파브르는 왔던 속도보다 빠르게 숲으로 날아갔다.

- 우직끈...쾅!

잠시 잠잠한 시간이 흐른다....달빛...푸르스름한 달빛과 동시에 아직도 비는 내리고 있다...

- 후두두두 둑...

내 앞길을 막아서 좋은 꼴 못본다는 걸 왜...모를까. 내가 말하지 않아서 인가
...아..참으로 침울한 밤이다.

[ 크르르르! 기..기다려...]

- 아직도....힘이 남아 있는가...크크크크 -

펜닐은 그 은색의 털이 흙투성이로 변한 체 내 앞으로 힘겨운 모습으로
기어오고 있다. 무엇이 이놈을 이토록 절박하게 만드는 것일까.

[기...기다려....부탁이다...넌...마왕이 보낸...자객이겠지...부디 내 말 좀 들어
다오...]

그와 동시에 펜닐은 몸에서 빛을 뿜어내며 한명의 인간으로 모습을 바꾸
었다. 길게 치렁치렁 내려진 은발의 사이사이가 흙투성이로 변하기는 했
지만 매우 뛰어난 용모의......암컷...인가..

- ....말하라,...펜닐이여... -

암컷이라니..내가 좀 심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고 보니..기억의 단
편이..더이상 과거에 접근하는 건 무리인지...생각나지 않는군...그러나..괜히
드는 이 불쾌한 기분은..

"우선...대답해라...마왕이 무어라고 했느냐..내가 여기 있다는 걸 어떻게 알
았지..."

꽤 아름다운 미성이다. 방금 전과는 천양지차로군..그런데 왜 계속 마왕이
어쩌구 저쩌구야...

- 크크크크...마왕? 마왕이라...나 말고 다른 마왕도 있던가... -

사실 나 정도면 준 마왕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뼈에 잠들어 있
는 수많은 시간이 만들어낸 어둠의 정수...암흑의 투기는 요즘들어 컨트롤
이 되고 있다. 펜닐의 어금니도 그 응용중에 하나로 막아낸 것이다. 살아
있을 때는 아마 죽어라 도망쳐야 했을 펜닐의 공격을 뼈다귀 하나 까딱하
지 않고 물리치다니...나도 내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구나..이정도
면 마왕이라고 불리어도 손색이 없을리라.

"저런,...네놈이 그러고도 마왕의 자객이냐...아무리 하극상으로 올라선 마
왕의 부하라니만..."

꽤 말이 많은 놈이군...

- 크크...지금 네가 하는 소리는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구나...-

나는 손뼈를 두어번 휘저었다. 그러자 검은 바람이 놈에게 휘몰아쳐 나간
다. 사실 이렇게 할 필요는 없다..누누히 강조하지만 본인은 극렬한 비폭
력주의자가 되었다...그러나...이 놈을 괴롭히고 싶어지는 이 기분은 무얼
까...과거의 단편 때문인지..그런 기분이 든다..매우 닮았어..누구를 닮았는
지 알 수 는 없지만..

- 쉐에에엥!

" 캬아! "

펜닐 파브르는 두어번 질퍽한 진흙바닥을 굴렀다.

"우욱.."

- 분명히 말하마...나는 마왕이 누군지도 모른다. 내가 아는 마왕은 7대 군
주들 뿐이다... -

아..그러고 보니 스크무리쉬...였던가...아무튼 그 사이비 마왕도 있군...

"으으...이런...그럼...마왕의 부하가 아니란 말....입니까.."

갑자기 놈...아니...암컷..아...그냥 여자의 말이 존칭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무슨 조화일까..괴롭히고 싶은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다.

- .... -

"대답해 주세요!"

매우 가여운 표정이구나...조금 미안한 감이 든다... 나로인한 몰골이라서
인가..

- 크,크크....나는 마왕을 모른다...-

잘못 본걸까..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펜닐의 붉은 눈이 푸른색으로 변하며
매우 맑은 눈망울을 보인다..비록 야심한 밤이지만 비구름 사이로 약간 모
습을 드러낸 달빛에 비추어진 그 모습은...나의 뼈다귀를 흔들리게 할 정
도로 아름다운 감이 있다..크레네...오해하지 말아줘...잠시 흔들리기는 했지
만..난 오직 당신 뿐이야..

" 당신을 믿겠습니다...여기 무엇 때문에 온거죠...이곳은 상처입은 마족의
이단자들이 숨어사는 곳입니다...이곳은 인간들에겐 마역으로 마왕의 마족
들에게는 저주받은 곳으로 금지된 우리드르이 성역입니다..당신도 마족의
이단자 입니까."

- 크크크크...그런건....아니다..난 단지 지나가던 길일뿐이다..내 앞을 네가
막지 않았다면 나도 손을 쓸 필요는 없었겠지...-

괜히 길게 말이 끌리는 기분이 든다...조속히 루비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잊을 만큼은 아니지만...더이상 여기서 지체하고 싶지 않구나..

- 쉬이익! 쉬! 쉭!

너도 그런거냐 세바스찬...하하하...응?  그게 아닌건가..어렴풋한 생명체의
기운이 느껴진다..기나긴 시간동안 생명체를 접하지 못했던 나로서는 세바
스찬보다 생명체를 인식하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풀 숲에서 세바스
찬이 경고하던 생명체가 왔다..그런데...기가막히군...어떻게..

"아...아브란드..."

"어...엄마.."

아브란드라..좋은 이름이군...숲에서 기어나온 것은 붉은 머리를 한 한 열
살정도 됨직한 꼬마였다..그것도 내 정밀한 후각센서로 확인해 본 결과 순
수인간인...왠지 또 복잡한 일에 휘말릴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구나...크레
네...어째서 당신을 기억해 보려는 내게 이런 시련만 가득한 걸까...젠장....
하하하...비는 그치고 있는 중이다. 어렴풋이 그 완연한 자태를 드러내는
달빛...아름답지만...슬프다..

후아...후각센서라...실수했군...나는 코가 없지...그러나 알 수 있다. 이 꼬마가 인간이라는 사실은...그리운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여지껏 만난 모든 생명체들에게 느껴지는 그리움..그중 인간의 생명에 대한 그리움은 내게 있어서 아련한 감정의 파도마저 일렁이게 만드는 파동과도 같다...젠장...

"아브란드...어서 저리가!"

- ....크크크크크.... -

"넌! 누군데 우리 엄마를 괴롭혀! 이 악마야!"

꼬마주제에 내게 주먹을 불끈쥐며 달려드는 모습...기가 막힐 따름이다..

"아브란드 그만둬!"

파브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꼬마는 열심히 달렸다. 신발이 진흙바닥에 물려 벗겨진 체로...이렇게 되고 보니 내가 악당이 된 기분이군...
 
- 철퍽..

그럼 그렇지...애처롭기 그지없다...그런데...이런 장면도 기억에 있는 것인가...내 두개골 어딘가 있을지 모를 기억의 한편에서 이상한 영상이 떠오른다..비록 세바스찬의 입맛 다시는 모습이 있겠지만...

...

"필요없어!"

검은 장막 속에서 목소리만 들려온다...

"필요 없다니까!"

목소리는 멀어진다..

"대체 왜 그렇게 나한테 잘해주는 거야! 왜!"

갑자기 그 목소리가 깨끗하게 들리며 커졌다..

"난...난...널 좋아한다고....으앙..."

검은 장막이 걷히며 어렴풋한 찰나에 앳된 소녀의 모습이 지나간다...흙투성이 얼굴,..푸른 물방울을 머리에 품은...소녀....누굴까...

....

더이상 기억을 진행시키는 것은...무리인가..내 앞에는 아브란도라 불린 꼬마가 붙어서 그 작은 손으로 툭탁거린다. 어찌디건 오해를 풀고 볼 일이구나..하하하...나는 천천히 꼬마의 머리에 손을 올려 놓았다. 원래대로라면 기절부터 시키고 차근차근 일을 풀어가는 게 내 정돈된 행동이지만 유쾌한 꼬마들과 지낸 뒤 아이들 다루는 데로 어느정도 이골이 난 뼈다귀다..

- 툭툭..

- 크..크크크.. -

해골이 히죽거리는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본 꼬마에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브란도!"

펜닐 파브르의 눈이 다시 붉게 변하며 나를 찢어지듯 쳐다본다. 원 내가 뭔 나쁜 짓이라도 하는 줄 아는 군...그러나 치우지는 않는다..아브란도의 눈망울이 공포에 질린 모습으로 나에게 고정되어 있다..이쯤되면 움직이겠군..미안하다 세바스찬 ...내말을 알아들었을까?

-쉬이이익! 쉭!

세바스찬의 거친 혓소리가 머릿속에서 요동을 친다..

"그 손을 치워라!"

파브르는 다시 푸른 마수(魔獸)로 변화하고 내게 그 몸을 날렸다.

-쿠웅!

거대한 암석에 충돌한 듯 나의 몸은 허공에 붕 뜨고 저 먼 아래쪽에서 나를 쳐다보는 어린 아이의 눈망울은 어느새 희망으로 변해 있....을까...? 고육지계다..가슴 부분의 갑옷은 산산히 찢어지고 뼈다귀들도 지들 멋대로 분해된 모습으로 나는 밤하늘에 산화된다...이쯤되면 나의 한마디가 필요하다.

- 크아아아아아아아! 하하하하하! -

한밤중에 망자의 숲을 울리는 기괴한 해골의 비명인지 웃음인지 분간 못할 괴성 나는 숲으로 추락한다.. 크레네...난 아직도 이런 방법 밖에 몰라...당신과 아이를 만들었다면..더 좋은 방법을 알 수 있을 텐데...젠장..하하하...달의 실루엣에 가려진 크레네의 얼굴...미소를 머금은 듯 하다..

그 짧은 체공시간동안 무슨 생각이 이렇게 지나갈까. 두개골은 유성과 같이 숲의 바닥에 떨어져 떼굴떼굴 구르다..진흙웅덩이에 떨어져 멈추었다. 간신히 정신을 수습하려는 세바스찬은 기를 쓰고 내 눈덩이를 막은 진흙을 뚫고 숲의 어디론 가로 사라진다. 내가 못 마땅한 건지..그 사라지는 모습이 여간 뒤틀린 모습이 아니다.

저 펜닐 모자(母子)가 사라질 때까지만 숨죽여 있도록 하자.....


아침만 되면 문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난 왜! 태양에게 배신을 당했을까? 아쉽게도 이건 배신이라 부르기엔 어폐가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딱히 움직이지 못하는 것에 불만을 품을 당사자가 저놈의 태양외에는 없다는 것이 매일 아침마다 나를 푸념하게 만드는 것이리라..

간밤은 펜닐 모자의 방문을 받고 사멸(死滅)한 척 하느냐 고생을 조금 했다. 젠장..무어가 그리 의심 가는지 펜닐은 내 두개골을 물고 뒤흔들며 나의 기척을 느끼기 위해 ...애를 쓰던일이 있어서,..조금 ..곤란하기도 했던 것일까...아마도 펜닐은 한동안 이빨 쓸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아..몸을 움직일 처지는 아니지만...그렇게 지루하지는 않다...얼마나 오래 갇혀 있었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는 오랜 시간을 어둠에서 보내던 때와는 달리 모든게 신기할 따름이다.기억의 한 귀퉁이에서 나를 힘들게 하던 모습들..풀 나무 하늘 태양 달...그리고..사람....이 모든 것이 나로 하여금 언제나 심심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그러나 이런 것을 보고 즐기기에는 내가 빼앗긴 루비에 대한 마음이 너무 아프다.

태양이 반짝이는 모습도 지겨울까? 내겐 그럴 수 있다. 도무지 저항할 수 없는 이 성스러운 기운 앞에서 나는 나 자신을 유지 할 수 없다. 마치 저주받은...아니..나는 저주받아 있는 것인가.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

“아직..너무 많은 생각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당신이 가지고 있는 힘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나는 원해요. 당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미안합니다. 그 마음을 받아 들이기에는 제 가슴이 한 여인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기억의 한 구석에서 은색의 광선과 같이 떠오르는 여인의 목소리와 가슴아픈 느낌. 이것은 이별인가..아니면 슬픔인가...크레네가 아닌 다른 은발의 여인..당신은 누구지..

....

- 딱!

긴 상념의 시간을 통해 추억을 떠올리고 있었지만 외부 환경적인 요인은 나를 가만 두질 않는구나..어느사이에 아브란도라 불리었던 꼬마가 내 앞에 서서 앙상한 마른 나뭇가지를 휘드르며 내 해골을 건들고 있다. 생각 같아선 놀래키고 싶지만 골치아픈 일을 당하기 전에..가만히 있는 것이 좋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 툭! 툭!

참자..

- 툭....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우우우욱!

.....참는데도 한계는 있다. 이몸이 아무리 긴 시간을 어둠속에서 도를 닦았다고 하지만! 젠장...크레네...당신을 기억할 수 없으니 나의 자제력도 흐려져만 간다오...이노옴! 내가 불같이 한마디를 하려던 차였다.

- 피이이잉!

한순간 바람을 가르는 파공성과 더불어 막대기를 휘두르던 꼬마가 가슴에 피를 흘리며 단말마도 하지 못한체 쓰러지고 말았다. 비릿한 피내음이 나의 두개골을 덮는다...아무리 정오라서 힘이 약해지긴 했다만..이런 살기를 느끼지 못하다니...

- 이노옴!!! 모습을 나타내라. -

난..아직 인간인 것인가...아니면 카르타스 형제들의 얼굴이 꼬마와 겹쳤기 때문일까..단지 저항할 수 없는 어린 생명을 쉽게 앗아가는 행위가 날 분노하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숲의 동물들이 나의 외침에 놀라 난동을 치며 달아나고...

- 파지지직 쿠우우우!

순식간에 내 두개골에서 검은 불꽃이 일렁인다. 어둠의 갑주...사라졌던 것이 아닌가...태양에 관계없이 타오르는 검은 불길은 대지를 불태우기 시작했고 주위에 널려져 분해되었던 나의 뼈조각들을 불길로 이어 놓으며 원상태로 이어 맞추고 있다.

- 화르르르르륵! 푸지직.. 검은 마력의 불길...

- 두두둑,, 우둑!

우선 서둘러 꼬마의 상태를 알아 볼 필요가 있다. 의문의 저격자는 내 뒤에서 잠잠히 나를 지켜보고만 있다. 아마도 쉽게 도망칠 수 없기 때문이겠지. 놈이 있는 곳까지 나의 불길이 대지를 속박하고 있기 때문에 쉽사리 움직일수는 없는 것이다.

- 아직....살아있구나...크크크크... -

다행히 꼬마는 죽지 않았다..아이의 심장은 부러울 만큼 따스한 생명력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서두르자..과거 내가 살아 있을 때는 나도 상처투성이가 되기 일수였기에 사람의 몸에서 중요한 지혈법은 필수로 배웠었다...기억이 날지 모르겠지만..

- 투두둑

아이의 옷을 벗기고보니 다행히 심장에서 조금 벗어난 자리에 내 새끼 손가락 뼈보다 반정도 작은 굵기의 침 같은 것이 박혀있다. 그 자리에서는 쉴 세 없이 피가 흐르고 있다. 기억이고 자시고 어떻게든 해보는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젠장...

꼬마의 몸에 있는 피의 흐름을 차단하기 위하여 상처 부분에서 주위의 여러 군데를 암흑투기로 여러번 강타했다. 다행히 피는 멈추었지만..그 침에는 독이 있는지 상처 부위가 보라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이제 할 일은 하나다...나는 몸을 돌려 꼼짝못하고 나를 노려보는 자를 보았다. 검은 흑두건에 뾰족한 귀를 가지고 매서운 안광을 흘리며 나를 보고 있는 인물..전신에서 흐르는 기운은 예사 능력자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 내 기운에 비하면 택도 없는 것이다. 어둠의 갑주가 타오르게 하고 있는 검은 불길은 나의 마력을 나타내는 힘의 기준과도 같다..지금 그 불길은 그자와 나의 주위를 검게 태우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의 불과는 달리 자연에 상처주는 일은 하지 않는다...다만...밤이 되면 언데드들이 소생할지도 모르지만..

- 크크크크...놈. 무슨 원한이 있다고 어린아이에게 암수를 쓰는 것이냐...-

“.....”

그러나 상대는 말이 없다...이럴때는...한가지 방법뿐이지...사실 방법이야 여러 가지지만 다른 걸 생각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 이리오너라..크크크..-

나의 검은 기류가 놈의 몸을 휘어 감아 앞으로 끌어당기자 놈은 대지의 주박에서 벗어나 허공에 뜬 체로 내 앞에 서있게 되었다. 나는 손가락 뼈를 한번 빙그르 돌렸다.

- 휘이익

암습자의 몸은 그대로 회전하며 대지에 머리를 향한 체 거꾸러 서 있게 되자 그의 몸에서 이상한 물건들이 떨어진다. 검은 약병과 보기에도 치명적인 자색의 무기들..자색이라는 것은 독이 있다는 것인데..

- 말하라. 어느것이 해약인가. -

그러나 내게 돌려지는 것은 악독한 광망일 뿐이다. 무엇이 그렇게 원한 깊은 것일까...흑두건을 한 놈의 눈을 보니 과거의 내가 생각난다..아이의 생사가 불투명한 지금...이런 옛일이나 생각하다니..아쉽지만 접어야지..

- 크크크..-

나의 손뼈가 놈의 옷에 닿았을 때였다. 순식간에 푸른 광채가 뿜어져 나오더니 놈이 입고 있던 옷들이 모두 불길에 타오르기 시작했다.

- 후두두 두둑..

이런...되는 일이 없군..그 순간 내 앞에 드러난 모습은 정말이지 살아 생전에 보았다면..크레네에게 죽어라하고 구타당할 건수였으니..상대는 여자였다. 다행히 중요 부위는 가리고 있었지만..노골적인 그 모습에 약간의 감회가 새롭기만 하다..별로야..지금에 이르러서는...

- 크크크크크..-

크레네...의도적은 아니니까..용서해줘..놈,..아니 이제는 여인이라 불려야 할 상대는 다크 엘프족인 듯 검은 피부와 엘프의 귀를 가지고 있었다. 생긴건 그리 흉악하지 않지만 눈빛은 뭐가 그리도 악독한지..좀 전 보다 배는 더 광기가 늘어 난 듯 하다..생각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아무튼 이 엘프여자의 몸에는 더 이상의 물건은 발견되지 않는다. 그럼 역시 저 세 개의 약병중의 하나란 말인가. 나는 약병을 쥐고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

- 크크크 어느 것인가....-

여전히 노려 볼 뿐이다. 말로는 힘든 것인가..나는 약병의 뚜껑을 열어 한방울을 땅에 떨어 트렸다.

- 푸쉬익.

이건 아니군...

- 푸쉬이익.

두 번째 병에 들어 있던 액체도 처음과 같이 땅을 부식시키며 타들어 갔다. 얼마나 독하면...젠장. 마지막으로 세 번째 병에서 액체를 떨어 트렸다.

- 푸쉬이이익

여전히 대지를 부식시키는 독이다..이젠 어쩌지...조금 무식하지만 더 이상 지체 할 수 없다. 재빨리 손뼈를 움직여 엘프의 몸을 쥐었다.

- 으드득..

천천히 그녀의 목뼈 구조를 살펴보았다. 역시 그런 것인가..젠장..헛고생을 했군. 엘프의 목은 구조가 이상했다. 마치 수많은 암기들이 목에 박혀 있는 듯 도저히 발음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전문적인 암살용이란 말인가. 나는 그녀의 목에서 손뼈를 때고 검은 오라를 풀었다.

-..저 아이를 살려 내라.. 크크크..-

그러나 그녀는 대답대신 입을 열어 목에 숨겨져 있던 암기들을 발사했다. 수십개의 가는 침들이 내 해골을 향해 날라왔다. 그러나 내가 보통 해골인가..침들은 그냥 튕겨날 뿐이다. 빨리 하라면 할 것이지..나는 그대로 손뼈를 쥐어서 그녀의 복부를 쳤다.

- 푸욱.

“크으...”

그러기에 허튼 짓은...

- 크크크..어서 아이를 해독시켜라 -

내가 손을 흔들자 그녀는 아브란도라 했던 꼬마에게 날아갔다. 다시한번 무섭게 쳐다보았지만 이내 체념한 듯 순순히 아이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한다. 물론 내가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잔뜩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아브란도와 진하게 키스를 나누었다. 뭐지...기가 막히군...그러자 순식간에 아브란도의 자색 상처가 아물어 가는 게 아닌가..어찌 된 일이지...치유 마법인가? 그런 건 전혀 모르는 나로서는 유추하기 힘들다. 소년의 창백했던 피부도 이내 불게 달아오르고 나는 지혈하던 내 힘을 거두었다. 역시 말끔하게 아문 상처에서 더 이상의 지혈은 불필요하다. 그녀는 천천히 입술을 때고는 고개를 휙돌려 나를 쳐다보기 시작한다. 원 무섭다니까 그래..젠장. 더 이상 나도 문제 일으키고 싶지는 않으니까..서둘러 아이의 상태를 살펴보니 숨이 고르고 혈색도 정상이니 문제는 없는 듯 하다. 나는 그녀를 속박하던 힘을 풀었다. 대지를 태우던 검은 불길도 이내 사그라 들었다.

- 빠드드득.

이가 갈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모습은 사라졌다. 문제는 원만히 해결된 듯 한데..그런데...이상한 종이가 떨어져 있다. 뭐라고 써있는지..이상한 글씨라 모르겠지만..사실...여기서 내가 읽을 수 있는 글은 없다..얼마나 세월이 지났는지 글자의 체계도 달라진 것이다..대화야..내 마인드 to 마인드 방식으로 해결되지만..문자에는 문제가 많다. 

- 콰아아아아앙!

- 화르르르륵

숲의 가장자리에서 갑작스럽게 굉음과 동시에 거대한 불길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또 뭐야...젠장...하하하..크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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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구름이 몰려오며..다시 하늘이 어두워지고 있다. 타오르는 불길속에 내비추어지는 한명의 여인의 모습..그리고 그녀를 붙잡고 있는 회색 망토의 사나이 일견하기에도 지금의 내 능력으로도 가늠하기 힘든 강한 존재임이 틀림없다. 거대한 갈색 의 황금투구와 은색으로 세공된 장식이 수놓여진 망토의 결...이런 분위기의 사나이는 내 경험상 두가지로 나뉠 수 있다. 하나는 그냥 바보고 다른 하나는 상상을 뛰어넘는 존재이다.

“페리나...돌아가자꾸나.”

담담하면서도 힘이 실린 목소리다..이 목소릴를 듣는 것 하나 만으로도 나의 투지가 타오른다,. 마치 그 때처럼...어둠의 군주를 대면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싫어!!”

파브르라고 알았는 데..페리나였던가? 펜닐여인은 그 은발을 길게 늘어트리고는 뱀의 꼬리와 사자의 얼굴 그리고 산양의 몸을 가진 백색 날개의 두 괴물에게 몸이 잡혀있다. 순간 내가 들고 있는 꼬마의 몸에서 꿈틀거리는 반응이 온다..정이 깊은 사이로구나..젠장..지금의 나는 사태가 예상보다 심각해서 몸을 사리고 있었다. 막상 도착해 보니 갑작스레 엄청난 기운의 소유자가 있는 게 아닌가..분명 그도 나의 존재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이대로 나서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만약 저들이 이 꼬마를 죽이려고 하는 자들이라면 난 이 아이를 지키기 힘들게 된다. 나의 몸이야 어떻게든 지킬 수 있겠지만..일의 경중을 따지자면..아이의 생명이 우선이다..

“페리나...왜 거부하는 거지..그래..믿는 구석이 있나 보구나..보아하니 그 아브란도라는 꼬마를 해치우진 못한 것 같군..”

그는 내가 몸을 숨기고 있는 숲으로 시선을 옮겼다. 날카로운 녀석,,젠장..크레네...큰일이야..한번 그걸 해 볼까..있지도 않은 머리통이지만 여러 가지 생각들이 지나간다..그러나 역시 안된다. 저 범상치 않은 놈이 어떤 힘을 가졌는지 모르는 지금..모험을 할 수 는 없다..

“좋아...누군지는 모르겠지만..매우 흥미로운 기운이야..나의 힘과는 다른 기운이라니..에쉬페!”

그의 목소리가 울리자 페리나를 잡고 있던 날개달린 괴물이 몸을 움직였다. 저런 놈은 처음 보는 생김새야..크기가 산만한 자이언트도 보고 별의 별 괴물을 만나 본 나였지만 날개 달린 두 마리는 처음 보는 종류다..처음 접하는 몬스터에게 경계를 늦춰선 안된다는 말을 누가 해주었더라? 검은 망각의 호수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처음 보는 몬스터를 항상 경계해라. 그리고 항상 주의를 살펴라. 너는 항상 적에게 노출되어 있다.’

매우 엄한 목소리인데...기억이 나질 않아...

“전하..하명하십시오.”

에쉬페라고 불린 괴물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매우 부드러웠다..세상 참 이상하게 변했어..

“저 앞에서 숨어 있는 자를 데려오게..”

그 말과 동시에 에쉬페라는 놈은 내가 있던 자리로 타오르는 붉은 불길을 내뿜었다. 그 불길은 삽시간에 주위에 있던 나무를 태우고 폭발을 일으켰지만..검은 장막을 만들어서 그럭저럭 무마 시켰다. 그러나 역시 내 모습을 노출 시켰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후후후..그대여 이름을 말하라.”

매우 거만한 놈이군..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브란도가 독과 상처에서 치료되었다고는 하지만...아직 이아이를 지키는 것은 나 만이 가능했다. 나는 암흑투기를 다시 발산하여 긴 망토를 만들었다. 이곳 저곳이 구멍난 모습이지만 그 망토는 아이를 감 쌓았다..

“아...아브란도...!”

페리나의 외침이다. 그녀의 눈은 내게 안겨 있는 아브란도에게 쏠려 있다..

- 크크크...걱정말아라 펜닐이여..이 아이의 생명은 이 스켈이 지키고 있으니까.. -

“스켈? 스켈이라고?”

대뜸 말을 한 것은 회색 망토의 거만한 놈이었다.

“이제 알겠군...마장군...스켈..이계의 마왕 스크므스리쉬의 대사제...라고 불리우는 게 그대로군..”

뭔소리냐..마장군...스크므스리쉬...? 이런...나의 사기극이 아닌가..나도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군...이런..좋은 건지...나쁜 건지..

“음...맞는가? 스켈이여..”

- 크크크...다른 자여..무언가를 물을 때는 자신을 알리는 법이다. -

건방진..놈...이야..역시...기분 나쁘게 심상치 않은...

“아..내가 실수를 했군. 후후후...나의 이름은 아쉬가네..일지기 펠의 위치에 올랐던 자이지..”

펠? 그게 무언가..왠지 심상치 않은 말이군..내가 한참을 골에 금가게 고민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쉬가네라 밝힌 건방진 놈이 재차 말을 꺼낸다.

“그대 스켈이여..묻고 싶은 것이 있다.”

- 크크크 말하라... -

“어째서 그 인간아이를 구하고 있는 것인가?”

후두두두둑...어느 사이에 검은 구름은 다시금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대지를 적시며 타오르는 숲의 불길을 진압하기 시작했다. 놈의 주의에는 빗방울이 범접하지도 못하는 듯 튕겨나고 있다.이상한..놈이야..역시..젠장..길보다 흉이 많은 인생이다..나란 놈은..

- 크크크 이 아이는 스크므스리쉬님의 사제가 될 아이이노라.. -

또 나의 사기극이 시작되고 있다. 어설프게 할 말이 생각나지 않기에 어쩔 수 없었다. 그냥 생명이 사라지는 걸 보고 싶지 않다고 하면 이들이 믿어 줄까? 이런 이유보다는 내가 이아이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한 발언이다..이 아이는 마왕 스크므스리쉬님의 사제가 될 몸이니까 나와 무관하지 않다...뭐 이런 뜻이지..한순간의 정적이 나와 아쉬가네의 사이를 지나쳐간다. 마치 쓰러지는 저녁놀의 순간처럼..말없이 길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짧다고도 느낄 수 없는 순간이 흘러간다...크레네....

“후후후....사제...이계의 마왕이 이 세계를 넘본다는 말이냐! 말해보라 스켈이여. 그대의 주인의 진정한 지위는 어떤 것이냐!”

마왕의 지위..그것은 곧 서열이다..저런 내가 미처 만들지 못한 내용을...뭐라고 할까? 역시 만만한게 어둠의 군주인데..그 기분 나쁜 놈을 섬긴다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구나..그래도...아는 놈이 그 뿐인데..분명 7군주가 있었기는 하지만..다른 놈들이야 있는지 모르니...역시 만만한 놈뿐이구나..젠장..이런 아이러니가..

- 크크크..그분은 어둠의 군주이시니라. 7군주의 한 분으로 세상의 모든 어둠을 관장하신다. -

“거짓을 말하지 말라! 7군주? 말도 안되는 소리. 그런 마왕은 들어 본적도 없다.”

저런 무식하고 건방진 놈 같으니..그러나 저 건방진 놈이 내게 사기 칠 이유는 없다....그렇다면 7군주가 모두 사라졌다는 말인가? 후...어렴풋이 옛일이 다시금 나의 영혼 깊숙한 심연의 망각 속에서 떠오른다..

...

‘절대로 만만히 보지마..’

‘너 혼자 죽으라는 소리는 아니라고’

‘이놈들. 어서 움직여라. 멈추는 순간 너희는 죽음에 빠지게 된다!’

‘부탁한다....내가 죽는다면..고향에...’

흩어지는 동료들의 목소리..끝까지..투쟁한다는 것..그리고 우정이란 것과 동지애..나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일까? 그냥 혼자 남아 있는 것이 이토록 외롭다는 걸..이미 오래 전에 알아 버렸다..

...

수천을 헤아리던 병사들을 쏟아 부어서 겨우 제거한 마왕 어둠의 군주..윈정대의 수가 5개 군단이었으니. 3만을 넘는 병사가 그깟 해골덩어리를 제거하기 위해 희생되었던 것인가..비록 나도 그 희생자중에 하나였지만..젠장..다시 의식이 어둠에 빠지는 듯한 기분이다..무섭지는 않지만..서글프다..

“후후후...아무래도 그렇게 권능이 높은 마왕은 아닌 것 같군..”

응? 뭐라고..깜빡 딴 생각 좀 하는 데 지 멋대로 이야기를 하고 결론을 내리다니..완전 내 성격이군..아무튼 이 위기를 넘겨야 하는 데 ..

“스켈이여..마지막으로 경고한다. 나 타천사 아쉬가네의 이름으로 명하건데 그 아이의 생명을 취하여 나에게 경배토록 하라!”

저런 어리석은 놈...내가 살점 붙은 허접한 언데드로 보이나 보지..그런 망언을 일삼는 게..

- 크크크...크..크카카카카카캇 -

교섭은 없다. 이젠 실력 행사만이 남았을 뿐이다. 여러번의 기회는 없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나는 있는 힘껏 암흑투기를 뿜으며 검은 불길에 휩쌓여진 모습으로 페리나를 잡고 있는 다른 놈에게 뼈다귀를 날렸다.

- 화아아아악!

그러나 미쳐 나의 뼈다귀가 도착하기 전에 아쉬가네의 방해가 시작되었다. 하얀빛의 무리가 나를 공격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스켈이여! 그대가 어둠의 속한 종자라면 나에게 거역하지 못한다.”

웃기는 소리..

- 크크크크 크카카카카 -

저런 놈에게 힘들게 턱뼈를 흔들여 줄 필요도 없다. 손뼈를 들어서 빛의 구체를 잡았다.

- 쿠우우우우

삽시간에 빛과 나의 어둠의 불길이 서로 뒤엉키며 상쇄되었다. 꽤 하는 군...나의 불길이 꺼지다니..젠장..양손을 쓸 수 없는 나로서는 쉽게 상대하기 힘들단 말이다.. 재차 몸을 날렸다. 어차피 목표는 놈이 아니라 페리나라는 펜닐이니까.

- 스가악!

허공을 가르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심상치 않다.

“ 우리는 허수아비로 보이는가!”

에쉬페가 나의 곁으로 와서는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거대한 낫을 휘두르고 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로 보아 심상치 않은 기운이 서린 듯 한데..피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재빨리 손뼈다귀를 이용해 낫을 잡았다.

“크으...”

놈의 낫은 내게 단단히 잡혀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별 것 아니군...하며 한 대 갈겨주려다가 낫에서 발하는 빛에 그만 손을 풀고 말았다.

- 쩌억.!

어둠의 갑주에서 금이 가는 걸 보니..신성마력이 있단 말인가? 마치 일전에 크레네의 목소리를 닮은 여인이 내게 그랬던 것처럼 손아귀에서 힘이 빠져나가고 있다..악마주제에 신성력을 사용하다니..마물은 아니었단 말인가?

- 크크크 꽤 하는구나..그렇지만...아직은 멀었다..-

그렇다. 쉽게 당할 내가 아니다. 나는 곧바로 갈라진 어둠의 갑주에 힘을 집중시켜서 복구한 뒤 그대로 낫을 나꿔체 에쉬페라 불린 놈을 아쉬가네에게 던졌다.

- 슈우우우!

그 속도는 무시 못할 만큼 빨랐다.

“크아!”

“에쉬페!”

드디어 놈이 움직였다. 여태 꼼짝하지 않고 있던 아쉬가네는 자신에게 날아온 에쉬페를 붙잡아 안전하게 내려놓았다. 물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나는 페리나의 몸을 잡고 있던 다른 몬스터 녀석을 그대로 가격하고는 페리나의 신병을 확보했다.

- 쿠쿵..

집체만한 놈이 뒹구는 모습은 정말이지 가관이다. 특히 주위가 진흙탕이라면..

“이노옴! 나 아쉬가네를 능멸하느냐!”

“조심해요!”

페리나의 외침...놈은 빛의 무리로 몸을 감싸며 내게 돌진했다. 한줄기 섬광과도 같은 속도였지만 그걸 포착 못할 내가 아니다.

- 크크크. 어리석은 놈! -

나는 그대로 돌진하는 놈에게 스트레이트를 날렸다. 나와 놈의 사이에서 빛과 어둠의 기운이 교차하는 폭발이 이며 강한 충격파에 나와 놈은 같이 물러났다.

- 콰아아아아아앙!


젠장..역시 내가 불리한데..크레네...알다시피 난 더 이상 생명을 빼앗고 싶지않아..

- 쏴아아아아.

흑먼지가 사방으로 휘날렸지만 쏟아지는 비로 인해 금세 푹 파여진 거대한 구덩이를 만들어 놓고 모두 사라졌다.

-크크크크...정말이지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구나..아쉬가네여..-

사실이다..이런 느낌..정말 오랜만이다..내가 당할지도 모른다는 이 두근거림...한동안 아니 매우 오랫동안 잊고 있던 느낌이다..이미 스트레이트를 날렸던 오른 팔은 형체도 없이 부스러져 있다. 놈도 이마에서 선홍색의 피를 흘리고 있지만 상태로 봐서 내가 더 불리하다..

“저..전하,..괜찮으십니까!”

언제 일어났을 까? 검은 날개의 몬스터 둘이 아쉬가네의 양 옆에 서서 그를 부축한다..어렵다 어려워..젠장....하하하하..

“이런 저질스런 놈에게 나의 몸이 상처를 입다니! 에쉬페!”

“옛..말씀하십시오.”

그리고는 이전과는 다른 고아폭한 눈을 띄우고는 나를 바라본다 그의 눈동자는 어두운 녹색으로 변해 있다...

“에쉬라와 같이 내게서 떨어져라!”

“저...전하..”

“어서!”

두 몬스터는 벌벌떨며 황급히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 흉악한 얼굴로 공포에 질린 표정을 연기해 내다니..위험하다...이번엔 정말이지..직감적으로 위험을 느끼고 있다.

“...스켈 피해야 합니다..아쉬가네는 아직 진정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자의 본체가 현신하면...아무리 당신이 강해도 이길 수 없습니다.”

페리나는 급히 내 품에 안겨 있던 아브란도의 몸을 빼앗았다. 가는 떨림이 그녀에게서 느껴진다..그녀의 말대로 놈은 본체를 드러내려는 듯 아까와는 다른 느낌의 힘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이대로 남아 있는 것은 위험하다..나 혼자라면 몰라도 이래로 있다가는 페리나와 아브란도의 생명도 위험할 것은 분명하다..젠장!

- 고오오오오..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퇴폐적인 기운이 폭사되는 아쉬가네의 몸에서 그 황금색 투구가 금가기 시작한다. 그 사이에서는 검다고도 그렇다고 희다고도 할 수 없는 회색의 기류가 뿜어져 나온다. 대체 놈의 정체는 무어란 말인가..희한해 내가 살아 있을 때는 이런 놈은 못 봤다. 그래도 대륙을 누비며 전쟁터에서 살아온 인생이다.. 덕분에 이 꼴이지만..

- 크크크..그대 펜닐이여..저자의 정체가 무엇인가?-

그러나 대답은 없다 겁에 잔뜩 질린 표정으로 그녀는 아브란도의 몸을 꼬옥 붙잡고 있다. 젠장..좋다. 이렇게 상황은 좋지 않지만..나의 힘을 믿는 수밖에..아쉬가네의 몸은 차츰 회색의 기류에 뒤덮이고 그 내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계속 멀뚱히 지켜보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다. 서둘러 패닉 상태의 페리나를 한 대쳐서 기절시키고는..무식한 방법일지 모르지만 어벙한 여자를 데리고 가는 것은 매우 힘들고 곤란한 짓이란 것을 기억 저편의 어딘가에서 체득한 나로서는 아브란도를 안아 들고  뼈다귀의 몸을 날렸다. 그러고 보니 세바스찬의 안위가 걱정되기는 하는데 워낙에 눈치가 빠른 친구니까..문제는 없겠지..있는 힘껏 뛰어 오르니 나도 놀랄 만큼 하늘로 솟구쳤다. 아래로 보이는 숲을 뛰어넘어 날아가는 건지..내심 안도하고 잇는 참이었다. 내 속도는 상상이상을 빨라서 이미 숲에서 벗어나고 있는 중인 데 희무끄레한 회색의 그림자가 순식간에 앞을 가로막았다. 바람이 살짝 불어가고 그 희무끄레한 그림자는 이내 거대한 검은 날개를 5장 가진 뿔달린 숫양으로 변해 버렸다. 크기만 해도 나의 열배는 넘어가는 초대형의 몸체 젠장..그 멍청한 드래곤과의 일전이 기억 나는 군. 하하하..

[ 이노옴! 나 타천사의 제 1공작 아쉬가네에게 상처를 입힌 대가를 치루어야 겠다! ]

저런 목소리만 크면 다냐..

- 크크크..좋다, 치루어 주마..그러나 이 아이들을 네 그 흉칙한 면상에서 멀지 감치 떨어트려 놓는 게 먼저다. -

얼마전에 다크엘프 여자에게 쓰던 수법을 그대로 암흑투기를 검은 불꽃으로 승화시켜 놈의 몸을 감아 묶었다. 불길로 된 거대한 고리가 칭칭감겨 있으니 잠시는 움직이지 못하겠지.

[ 아직도 본 타천사 제1공작 아쉬가네를 능멸하느냐! 그대! 고대부터 전
해져온 푸른 번개여! 신성한 계약으로 인해 고삐를 푸려니 한 마리 난폭
한 말이 되어 저주스런 자를 소멸시켜라! ]

놈의 하늘 위에 검은 뭉게구름이 솟아오르고 그 사이에서 거대한 푸른
번개가 내게 떨어져 내린다. 한 마리 명마가 섬광을 발하고 나에게 떨어
지는 광경은 정말이지 오랜만에 이빨뼈가 갈리는 기분이다.

- 번쩌어어어어어억!

- 콰아아아아앙앙!

무식하게도 몸통막치기를 한 말과 더불어 엄청난 힘이 나를 강타했다.
온 뼈조각이 흔들리는 듯 공명하는 기분 일전에 마에스트로에게 당한
브레스에 몇갑절은 강한 전격이다. 이대로 있다가는 페리나와 아브란도
의 목숨은 날아갈 것이 뻔하다. 나도 아직은...완전한 몬스터는 아닌가..
역시..하하하..온힘을 집중했다. 미궁에서 나와 이번처럼 강한 힘을 쓴 일
이 없을 정도로 힘을 집중했다. 손을 뻗어 검은 원반을 생성시친 후 나
와 아이들의, 내 관점에서는 페리나도 아이라고 볼 수 있겠지..,주위를
감았다. 더 이상 전격의 그 짜릿한 공명은 일어나지 않는다. 번개를 뿜
는 푸른 광마(狂馬)의 재롱을 더 이상 봐줄 생각은 없다. 무기가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 크크크 오너라.. -

나는 장막을 살짝 걷었다. 놈의 공격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아쉬가네
녀석은 나의 검은 기류를 아직은 풀지 못하고 있다. 아닐지도 모르지만..

- 쉬이이이 파지지지직!

대기를 감전시키는 소리와 함께 말이 개거품을 물고 돌진했다. 걸렸다.
이 미친 말녀석..순식간에 내 앞으로 돌입한 망아지의 목을 나꿔챘다. 정
령이라고 추정되는 녀석이기에 소멸시킨다고 해도 그렇게 꺼려지지는
않는다. 나의 살생의 기준은 생명 유지와 영령일 뿐이다. 이 이외에는
죽이지 않는다고 다짐했다. 사실 이런 정령이야 죽는다고 할 수 없으니
까..

- 푸르르르르르

- 으드드드득..

강하게 손아귀에 힘을 한번 주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푸른 몸체는 기
체로 화하여 대기중으로 퍼지는 모습이 꽤 운치가 있군..크크..공중에서
계속 떠 있는 것도 힘든 노릇이다..아직 힘의 컨트롤이 어색한지..하강과
상승이 반복되고 있다.

- 파캉!

아쉬가네 녀석도 때를 맞추어 나의 결박을 풀고 그 거대한 날개를 펄럭
이며 돌진한다. 어느 틈에 놈의 양손에는 거대한 검과 방패가 쥐어져서
허공을 가르고 있다. 젠장! 크레네..이 아이들은 지키기는 힘들겠구려..

[ 죽음으로 본 공작에게 사죄하라! 저주스런 자여! ]

- 휘이이이이잉!

대기를 찢듯이 가르는 거대한 검의 일격! 있는 힘껏 내 앞에 몰아치는
적의 공격에 방어를 시도했다. 거대한 검은 불길의 방패가 아쉬가네의
검과 충돌하면서 회색의 번개와 검은 불길이 서로 으르렁 거린다.

- 카아아앙! 카앙!

- 크크크...꽤하는 구나...타락한자여.. -

[ 이런..네놈처럼 미천한 놈의 힘에 내가 당하리라 생각하느냐! ]

순식간에 놈의 검의 압력이 증가되기 시작했다. 미친 듯이 회색의 번개가 방전되며 대기중으로 방전되어 간다. 검과 나의 어둠의 방패사이에서 그 스파크의 전격(電擊)이 물질화하며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뒤엉키고 있다.

[ 본 공작의 진실한 힘을 보여주겠다! ]

- 크크크...-

진정한 힘이란 말인가? 나는...모르겠군..이게 나의 한계인지도...모르겠다. 압력의 강도는 더욱 거세어져가고 어둠의 방패는 임계점에 도달했는지 일렁이던 검은 불길도 회색 번개의 위세에 밀려 차츰 사그라 든다...젠장...크레네..마침내..

- 쩌저저저적! 파르르르...

놈의 거대한 회색의 타락한 검신이 나의 검은 방패를 두조각으로 나누고 하나의 빛살같이 내리쳐진다. 끝일까? 설마..두개골이 셀지 네 검이 셀지 해보자. 있는 기운이란 기운은 모두 모아서 두개골에 집중시켰다. 물론 아이들의 몸을 위해 일정량은 망토로 바꾸어 보호했지만..무기가 없다는 것이 이리도 아쉬울 줄이야...

- 까아아아앙!

참으로 오랜만에 정신이 사그라드는 기분이다. 마치 짖은 녹색의 늪으로 빨려드는 듯한 느낌...주위는 정적에 휩 쌓였다. 크레네..

[ 크아아아아!  ]

괴성..아쉬가네는 반토막난 자신의 검을 들여다 보며 크게 울부짖었다. 그러고 보니 아직 말짱한 것을 보니..내가 소멸할 팔자는 아닌가 보군..그런데...뼈다귀가 나른하다..어느틈에 내 해골의 정 중앙에서는 손가락만한 구멍이 나서 그 사이에 나의 진원이라 할 수 있는 검은 어둠의 힘이 빠져나가고 있다. 젠장..아직 크레네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 체로 소멸 할 수는 없다..어차피 어느 순간이 되면 나 스스로 사라질 운명인데..이렇게 가야 하다니..나의 진원이 세어 나올 정도라면 미궁에서 나와 처음으로 본체 자체가 충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다..나 자신조차 내 본체가 해골 어느 구석에 쳐 박혀 있는지 모르건만..

- 크카카아아아아아아! -

더 이상 이성이 남아 있지 않다.

-  콰화아아아아아아!

순식간에 오른 팔을 재생시키는 검은 불길..

- 콰드드드득..

거침없는 재생과 함께 솟는 검은 검신(劍身) 어느 틈에 그토록 갈구하던 검이 재생된 오른 팔 뼈다귀에 잡혀있다. 검고 어두우며 또한 고요한 분위기의 검은 대략 내 몸과 비슷한 크기에 주위의 빛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살기인가..알 수 있다..그 블랙 롱소드야 말로 나의 살기라는 것을..

- 아쉬가네여....세상에는 지켜져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목적이라고 불리우는 것이며 이유라고 불리워지는 것이다. -

나의 목적과 그 이유를 위하여 이순간 이성을 버렸다. 상대가 무엇이든지 파괴하고 살해한다.

[ 무슨 헛소리냐! 이놈! ]

놈도 그 무식한 검을 재생시키고 다시 돌진했다. 이번에는 전과는 달리 처음부터 온 힘을 모은 듯 놈의 몸에서 타락한 회색의 빛이 발산된다. 그 빛이 얼마나 뿜어지는 지. 주위의 300M정도는 쏟아지는 빗방울들이 모두 놈의 빛에 의하여 소멸될 정도였다.

- 콰르르르릉!

천둥소리와 같이 검이 나를 향해 치달렸다. 놈의 성난 뿔과 같이..그러나..나도 만만치 않은 모습일텐데..다시금 눈을 뜬 살해의 감흥은 나의 두 동공을 타오르게 하며 금이 간 이마에서는 주위를 모두 어둠에 잠기게 할 정도로 짖은 안개가 뿌려지며 사방을 검게 물들이고 있다.

- 크크크..! 죽는다! 네놈은! -

처음으로 내뱉은 직설이었다. 미궁에서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때처럼 내 감정을 드러낸 일은 없었다. 검은 나의 마음이 만들어낸 검을 치켜들고 양손을 잡아 성난 짐승처럼 돌진하는 타락천사 아쉬가네의 검을 향해 일직선으로 내리 찍었다.

- 휘이이이이이....리리...

괴기스러우며 섬뜩한 소리와 함께 검게 공간이 그을려지며 모든 사물의 움직임과 시간이 정지되었다. 나도...멈추었다...마치 시간에 상처가 생긴 듯...모든 것이 멈추어 졌다.

정지됨은 하나의 상징이다. 정지란 것은 생명의 멈춤이며 움직이고 있는 모든 것들의 불김함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몸을 움직인다. 비록 몸은 죽어있지만 아직은 움직인다. 뼈로 이루어진 몸에 마음과 영혼을 봉인된 체 움직임 하나 하나에 사람들과 같은 생명은 느껴지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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