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서울살이 기억은 언덕이었다. 천호동 길다란 언덕길 끝에 시장을 두고 뜀박질 하던 극장을 지나 집까지 가는 길이 즐거웠다. 비록 내 집은 아닐지라도 근처 문방구에서 떨이로 나온 아카데미 모델 장난감을 500원에 사서 하나 들고 가는 길은 온 몸으로 즐거운 행복의 기억이다. 상도동, 신길동, 반포동, 신당동 그런 언덕배기를 많이도 거쳤던 것 같다.
어디 가면 늘 주변에 있고 내심 슬프고 서럽기도 했지만 사라진 동네와 함께 그래도 많은 추억도 가져서 아련하기도 한 이 서울 언덕길에서 2021년 쉼 없이 오르던 발길을 지친 몸으로 멈추어 잠시 붉은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직도 많이 남은 끝없는 가파른 길에 이제 나는 내려가야 할 시간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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