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휴일이다.
본래 쉬는 날 일하는 날 다를 것 없는 몸이지만 날이 좋아 동네를 걷다 길가에 떨어진
빨간 고추하나 보인다. 빨간 고추 잠자리는 아직인데 같이 빨간 고추가 먼저 나와 길에 떨어진 것이 아무래도 성미가 급한 듯 싶구나 여름에 널려 말리던 놈들 중 하나일 것인데 이 놈만 빨간 광택 뽐내며 떨어진 것이 거무튀튀한 아스팔트 위에 꽃처럼 혼자 튀어 보인다.
순간 여름과 같이 익어가는 그 빨간 모습에 곧 더위에 지칠 내 모습이 그려지는 것에 갑자기 웃음이 나온다.
올 여름도 뜨겁게 지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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