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1 [단편] 나는 죽어야 한다. 나는 죽어야 한다. 아침에 든 생각이 멀릿 속을 울리며 남자의 몸을 지배했다. 남자는 곧바로 얼마 달리지도 않은 자동차로 몸을 옮겼다. 할부도 끝나지 않았을 정도로 오래 운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여러번 갔던 곳이라 그런지 지도도 그에게는 필요하지 않았다. 춘천으로 가던 길이 머리 속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악셀을 밟고 얼마나 달렸을까. 지나치는 차량에 색색마다 오만가지 후회와 좌절 그리고 분노가 그에게 느껴졌다. 그리고 다시 머릿 속으로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나는 죽어야 한다. 다시금 남자가 악셀을 밟으려는 찰나 칼치기를 하며 고급 스포츠카 한 대가 나타났다. 죽으려는 와중에도 정작 규정 속도와 교통 법규를 지키고 있던 자신에게 비웃음을 날리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그 스포츠카는 유려한 쏨시로 사이를 휘져.. 2022. 3.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