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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까지 나우누리에서 연재하던 스켈레톤 맨

내가 쓴 내용 중 가장 호응을 받았던 소설이었다.

조회수 5천대.. 그런데 갑자기 인기를 얻다보니 부담 때문에

숨어버리고 말았다.. 언제고 완결 지으리라.


스켈레톤 맨

 

 

 

 

아주, 아득하고 머나먼 옛 일이었다.이제는 잊었으리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러나 아직 잊지 못한 것 같다.따스했던 그 촉감, 느껴지던 서로의 마음,

 

세상이 멸해진다 하더라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 시절...다시

 

한번만 느낄 수 있다면 다시 한번만...가능하다면..훗..물론 부질없는

 

생각이다. 아무도 오지 않고 올 수도 없는 이곳은 이제 나만이 남아 있는 것

 

이다. 당연히 나가는 것도 불가능하고...음습하고 어둡기 그지없는 암울한

 

동굴, 억겁의 시간이 저주란 이름으로 세상에 만들어낸 미궁이라고 불리는

 

장소에 나만이 불빛하나 없이 존재하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기억나지

 

않는 그 혼미한 시간 속에 분명히 난 이곳에 있었다.. 수많은 동료들과

 

늠름하던 장군의 호령을 받으며 권력자들의 심심함을 달래기 위한 소일거리

 

를 해결하기 위해 왔었던가. 세상의 모든 어둠이 모여 있다는 장소에 우리는 비

 

열하기 짝이 없는 예언자의 감언과 어리석고 탐욕스런 왕의 명령아래에 이런

 

곳으로 왔었다. 그러나.. 수천을 헤아리던 동료들은 지금은 나를 제외한 그

 

누구도 남지 않았다.

 

어렵사리 도착한 미궁 안에 들어선 동료들은 알 수 없는 미궁의 마물들에게 짧

 

지만 빛나던 그들의 명을 달리 하였고 마지막까지 왕의 장난감들과 같은 우리는..

 

어둠의 군주라 불리는 해골덩어리에게 맞서 끝까지 싸웠다.

 

그렇게.. 어둠의 군주와 싸우던 장소에는 나만이 홀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홀로 남았다고 해서 무사하게 살아 있던 것은 아니었다. 끝까지

 

저항을 하던 어둠의 군주는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야 나에게 저주를 퍼부으

 

며 다시는 태양을 보지 못하리라는 말을 남겼다. 마치 기계음과도 같던 그의

 

목소리는..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내 귓가에서 들리곤 한다. 그의 저주가

 

무엇인지는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알 수 있었다. 서서히 사라져가는 상

 

처의 고통들과 가려워지는 몸의 감각, 이윽고 찾아온 완벽한 무감각이 나의

 

다리뼈와 팔뼈가 서로 충돌하는 소리를 내면서부터 나는 알 수 있었다. 비록

 

이 공간은 어둠 속에 묻혀 있었지만.....때론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들이

 

있지 않던가..

 

 

 

 

강렬한 폭발이 일어난 날이었다. 어디에서 나는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 강

 

렬한 폭발은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굉음과 같이 나타나고 있었다. 영원히 잠

 

들지 못하며 적적한 어둠 속에서 홀로 살아온 내게 있어서 그것은 막연한 기

 

대를 심어 놓고 있었다. 폭발음이 가깝게 들리는 곳은 머나먼 과거 인간이었

 

던 시절에 겁도 없이 들어섰고 지금은 굳게 잠기어진 거대한 미궁의 대문이

 

있는 곳이었다. 분명히 저 거대한 철문의 뒤에는 내가 그 오랫동안 기다리던

 

그 무엇인가가 일어나고 있었다.다시한번 폭발음이 울리며 어두운 미궁의 실

 

내를 뒤흔들었다.쩌쩍거리는 소리와 함께 영원히 열리지 않으리라 여겨지던

 

철문은 서서히 금이 가고 있었다.

 

-쿠아아아아앙

 

깨어졌다.다시 이어진 폭발과 더불어 그 오랫동안 나를 가두었던 굳은 철문

 

이 깨어졌다. 폭발의 파괴력으로 인해 부수어진 철문의 잔해와 같이 다시 미

 

궁의 안쪽으로 날려간 나는 영원히 못 보리라 여겨지던 빤짝거리는 하늘의 빛

 

들을 한순간이나마 볼 수 있었다. 비록 폭발로 인해 몸이 날려가서 지극히 찰

 

나의 순간이었지만 나의 고독하던 마음은 그로 인해 급격히 녹아가고 있었

 

다. 그러나 이런 감상적인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제는 부수어진 철문이

 

있던 미궁의 입구에서는 잘 기억나진 않지만 싸움에 같이 참가했던 어느 왕

 

족의 천막 안에서만 볼 수 있었던 별빛과는 비할 수 없이 환한 등불을 든 존재

 

들이 무어라 소곤대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소리를 잠자코 들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곳은 아직도 어둠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어요. 전설에

 

는..."

 

"알고 있어 파라..님..."

 

"님이 아니에요 그냥 파라라고 불러 주세요. 다시 한번 님자를 붙이면 가만

 

두지 않을 거예요."

 

"허허허...잘들 노는군...여기가 지들 사랑방인가."

 

앞의 여자와 남자의 말에 어떤 거친 남성의 목소리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

 

던지 투덜거리고 있는 게 들렸다.

 

"그만해요 브라이트,저들은 아직 어려서 그래요."

 

무척 부드러운 목소리다...잊고 있었다. 저런 부드러운 목소리를 그 세월동안

 

절대 잊지 못할 그..여인의 목소리를...

 

"앗! 브라이트씨,로우,켈레드 이모 저 앞으로 불을 비춰봐요. 뭔가 반짝거려

 

요."

 

응..뭐지 갑자기 소곤거리던 그들의 목소리가 사라지며 내가 있는 곳을 향해

 

서 불빛이 비추어 졌다.

 

"으악! 파라님 해골이야!"

 

"꺄악!! 무슨 짓이에요. 로우!"

 

"이봐 로우. 경우가 틀리잖아, 그럴 땐 여자가 안겨야 하는 거라고."

 

"조용히 해요 브라이트.잘못하다간 아직 있을지 모를 미궁의 마물들이 이곳

 

으로 올지 몰라요 ."

 

"쳇..나보다는 저 꼬마녀석의 비명이 수십 배는 더 컷어.맨날 나만 미워한다

 

니까 켈레드는.."

 

하아...그렇군, 잠시 그들의 반응에 어리둥절한 상태가 되었던 나는 재빨리

 

사태를 파악했다. 푸르스름하게 빛을 내는 듯한 인간의 뼈다귀들이 산산이 분

 

해되어 철 부스러기들과 같이 있는 모습, 아마도 내가 생각해도 조금은 끔찍하

 

게 보일지도....불빛이 나만을 향해서 비추어지고 있었기에 미궁에 침입한

 

그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여태까지 들었던 목소리를 분류해 보면 어린

 

청년과 처녀 그리고 어른인 남자와 여자로 이루어진 모험그룹일지도 모른다

 

고 생각이 들었다.

 

"켈레드, 잠시만 이걸 들고 있어줘.아까 파라가 본 것 같다는 반짝거리는 게

 

뭔지 알아 봐야 겠어.잘하면 보석일지도 모르잖아."

 

"오로지 돈밖에 보이는 게 없군요."

 

조금 씁쓸한 느낌을 주는 어조였다. 언젠가 나도 저런 말을 들었었는데...기

 

억이 나질 않는구나...

 

"아니 틀렸어. 나는 돈도 좋지만..."

 

"예? 돈도 좋지만 뭐요?"

 

귀여운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거친 목소리의 사내를 놀리는 듯 말하는 게 들렸

 

다.

 

"그..그게...그게 뭐시냐 그러니까..에잉..젠장 아무 것도 아니야."

 

"으휴...갑자기 한심하게 보이는 군요.브라이트아저씨..."

 

"그만 하렴 파라..웃어른에게 그러는 게 아니야.."

 

또다시 부드러운 목소리의 여인의 말하는 게 들렸다. 그러나 아까 씁쓸하게 느

 

껴지던 그 여인의 목소리는 지금은 그 씁쓸함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뭔가

 

즐거운 듯한 것처럼 들리고 있었다.

 

-저벅저벅

 

등불을 등지고 거친 목소리를 내던 사내가 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서서히 드러나는 그의 용모는...역시 기대한 대로 인간이었

 

다. 그 옛날 우리의 지휘자던 용감한 장군 아킬레스의 키보다 조금 더 큰 듯

 

한 신장에 잘 다져진 우람한 육체..강인하게 박힌 이목구비에 타오르는 듯한

 

눈썹, 덥수룩한 턱수염. 드디어 인간을 만나게 되었구나 더이상 외로움에 홀로

 

떠는 일은 없을 것이다..이제부터는..

 

"엉.? 뭐야 이건? 이봐 로우 너 이리와 이것 좀 봐라."

 

엇..안돼!..이 자식..오랜만에 만난 인간이라서 방심하고 있었는데 이럴 수

 

가. 검게 그을린 피부를 가진 그 남자는 나의 풀어헤쳐진 갈비뼈 부근에서

 

아름답게 빤짝이는 주먹만한 루비를 꺼내어 일행 쪽으로 보이곤 소리치고 있

 

었다.나의 소중한 루비...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지만 사랑했던 여인이 가지

 

고 있던 루비...그런 것을 함부로 앗아가다니..나의 분노는 서서히 잠겨있던

 

고독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었다.

 

"브라이트! 조심해욧!"

 

"응? 왜 그래 켈레드. 뭐야 원혼이 남은 뼉다귀였나."

 

젠장. 흐트러져간 몸을 다시 붙이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는데 어느 틈엔가 눈치

 

를 채고 말았다.사내는 그런 나의 뼈다귀들을 발로 밟고 짖눌렀다.

 

-뿌드득...으득..

 

부러지는 소리..언제나 들어 봐도 좋은 느낌은 들지 않는군.브라이트라고 했

 

던가...

 

고마운 친구야.. 그동안 잊고 있던 목표를 다시 만들도록 도와주다니 이번 일은

 

절대 잊지 않아 주지..나는 그 오랜 옛날 나의 적이던 어둠의 군주가 했던

 

것처럼 기계음 비슷한 목소리로 낮게 말했다.

 

-고맙군 젊은이..뼈마디가 쑤시지 않은 곳이 없었는데..이렇게 밟아 주다니-

 

당황하는 사내의 모습이 초점 없고 단지 어둠뿐인 나의 뚫린 동공사이로 보이

 

고 있었다.

 

"젠장. 여기서도 스켈레톤인가.."

 

당황하기는 한건가?브라이트라는 사내는 한점 흐트러짐이 없게 말했다. 그런

 

데 아까 보였던 당황스러움은 뭐였지..

 

-젊은이..그대는 놀랍지 아니 한가...-

 

-퍽! 탕!

 

나의 두개골은 갑작스런 사내의 공격에 벽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퉁겨져 돌

 

아 왔다.

 

"어랏..진짜 단단하군...정말 놀라운데...다른 해골덩이들은 이 정도로 단단

 

하지 않았는데 뭐가 이리 단단해."

 

허어...저주받은 것도 억울한 것인데 드디어 인간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나는 아무런 위협도 한적이 없는데. 나의 소중한 물건을

 

강탈하지 않나 뼈를 부러트리질 않나 하나뿐인 두개골을 발로 차질 않나..

 

순간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끝없는 탐욕과 너의 그릇된 행동이 부른 결과다 후회하지 말기 바란다.-

 

-다다다다닥 다닥

 

시끄러운 소리가 나기 시작하며 흩어지고 부러졌던 나의 뼈들이 빠른 속도

 

다시 하나의 몸을 형성하기 위해 모였다. 등불을 들고 있던 저 건너편의

 

존재들은 갑작스런 이런 나의 모습에 적지 않은 공포를 느꼈는지 시끄럽게

 

소리를 질러댔다.

 

"브라이트,피해요! 보통 스켈레톤은 저렇게 쉽게 부수어진 뼈를 재생할 수 없

 

어요."

 

"아저씨 엎드려요!"

 

[헤카트리스의 불기둥이여 적을 불태워라!]

 

주문인가? 그럼 아까 있던 폭발들도 마법으로 만든 거였군. 막 다 맞추어진 나의

 

뼈다귀들을 향해서 커다란 불기둥이 날아 오는 게 보이고 있었다. 바닥을 보니

 

그 브라이트라는 사내는 어느 틈엔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쿠아아아앙

 

직격인가?불쌍하게 되었군 나의 처지가..이번 공격으로 부수어진 뼈다귀들을

 

다 맞추려면 아무래도 며칠은 걸리겠다..오랜만에 쉴 수 있겠어..

 

..

 

회복을 위해서 가만히 죽은 척을 해야 했던 나는 두 동공을 크게 열어

 

나의 소중한 루비를 들고 유유히 미궁의 내부로 들어가는 4명의 인간들을 차

 

례로 볼 수 있었다. 한 손에는 피처럼 붉은 나의 유일한 위안거리였던 루비를

 

쥐고 가는 브라이트라는 사내와 뒤이어 보이는 14,5세는 됨직한 어린 남자

 

아이와 귀엽게 생긴 여자아이, 그리고 마치 아리따운 연인 크레네를 연상시키

 

목소리를 가졌던 로브를 입은 미인이 나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하하하...

 

그 뒤 미궁의 내부에서는 몇 차례 폭음이 울렸고 그들 4명의 인간들이 다시

 

나의 곁을 스쳐 지나갈 때는 제각기 이상한 물건들을 한 보따리씩 들고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중에는 내가 아는 것도 있었는데 어둠의 군주의 왕관

 

과 용맹한 장군 아킬레스의 투구 등이 그것이었다. 저런 것들을 무엇 때문에

 

가지고 가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나의 소중한 루비를 가지고 가다니...

 

그러나 지금은 조용히 쉬고 있어야 했다. 아직 내 본 실력의 먼지만큼도 펼

 

치지 못했던 만큼 제대로 뼈들이 맞추어지면 그때 받기로 하고 나는 저

 

멀리 사라져가는 그들을 보며 몇 남지 않은 이빨들을 갈아야 했다.

 

그러나 이 이빨 갈림조차 곧이어 들이닥친 새벽의 햇살에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살아 있을 시절 크레네와 함께 지켜보던 새벽의 태양이 다시 내게 그

 

모습을 보이며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을 내게 만들고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조금씩 회복하던 나의 뼈들은 기억하기로는 따스하기만

 

하던 태양의 기운을 받자마자 다시 산산조각으로 변하며 스러져 가야 했다.

 

-이제 태양조차 나를 거부하는가...-

 

이로서 예상했던 치유기간은 더욱 길게 잡아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을 이

 

끌어내고 있었다.

 

 

 

-쉬이이익

 

뱀인가?기억의 저편에서 조금씩 끄집어낸 모양을 미루어 봤을때 이런 소리를

 

내는 것은 숲에 있어서 뱀이 유일했다.

 

-놈..어디에 있느냐...백골에게 무슨 볼일이 있다고...-

 

음산한 소리다..내 목소리지만 너무 닮았다.어둠의 군주의 목소리와..

 

-쉬이익

 

조금 주의해서 듣고 있던 뱀의 소리가 다시 들려 왔다.장소는 동쪽,나는 철

 

렁거리는 녹슨 갑주를 온몸에 빈틈없이 걸치고 있어서 그런지 조금 활동하기

 

에 불편함을 느꼈다.허나 이미 인간이 아니기에 다시 세상에 나가 려면 이러

 

한 조치는 어쩔 수 없었다. 물론 가벼운 갑옷이나 천들을 몸에 동여매어 뼈뿐

 

인 이몸둥아리를 숨기는 방법도 있었지만 오랜세월동안 동굴에 남아있던 모

 

든 모직물이나 가죽더미들은 다 썩어버리고 말았기 때문에 그나마 녹만 슬어

 

있는 옛 전우들의 갑주를 대충대충 엮어서 이렇게라도 하는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조금 걸었을까 얼마지나지 않아서 나는 시끄럽게 쉭쉭거리던 뱀을

 

찾아낼 수 있었다. 푸르게도 보이고 어찌 보면 자색 같기도 한 이상한 색깔의 몸

 

을 가진 뱀,기억에서는 분명 독을 가지고 있던 종류인것 같은데 워낙 오랜

 

일이라서 잘 생각이 나질 않았다.나는 살며시 뱀을 향해서 손을 가져갔다.

 

녹슨 미스릴제 건틀렛,이것은 장군이 쓰던 거였다.일반 병사들은 철로된 장

 

비를 왕이나 장군들에겐 미스릴제 장비를 부르짖던 그 당시에는 그렇게 부러

 

워보이던 무기들이 내 손안에 있다니 아무튼 미스릴로 만든 무기들은 굉장하

 

다.다 녹이 슬어서 거의 삮아있는 철로 주조된 장비와는 달리 아직도 조

 

금 녹이 슨 정도로 남아서 사용이 가능할 정도니까.

 

-쉬이이이이이익! 쉭!

 

겁을 먹은건가?뱀은 도발에 가까운 행동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달빛을 받으

 

며 노려보는 뱀.이상한 색이라서 일까? 달빛에 반사된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보

 

였다.순간 나는 뱀이 도발을 하건 말건 그대로 목을 잡아서 들었다.뱀은 내

 

손에 잡히자 즉시 건틀렛을 물었지만 이미 죽은 몸인데 무슨 상관이겠는가.

 

나는 생각이고 자시고 할 필요 없이 전에는 얼간이 왕족이 쓰고 있던 미스릴

 

제 투구를 조금 벗어 휭하니 비어있는 두개골 안으로 집어넣었다. 머릿속에

 

무언가가 찬다는 느낌이 들어 왔다.물론 느낌이 아직 남아 있을 리는 없지만

 

기분이 그랬다.뱀은 나의 두개골 안이 마음에 들었던지 아예 꽈리를 틀고

 

는 빈 나의 동공으로 고개를 내놓기도 했다.훗 동행자가 생긴건가?

 

-좋아 너의 이름은 세바스찬이다...세바스찬.-

 

세바스찬,마지막까지 같이 싸웠던 곱상한 친구의 이름이었다.소문으로는 유

 

명한 귀족의 서자라고 하던가?물론 그때는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아킬레스장군의 7번째 아들이었다고 죽음을 예감했던 그가 고백을 했

 

었다.그때는 얼마나 놀랐는지..아무튼 친구라 생각해도 좋을 녀석의 이름을

 

뱀에다 붙여준 나는 서서히 10일전에 사라진 그 4명의 도적들의 자취를 더듬

 

으며 걸었다.다행히도 그들이 가지고 간 어둠의 군주의 왕관은 나와는 땔 수

 

없는 관계에 올라 있는 물건이기도 하기에 나는 느낌이 허락하는 방향으로

 

그냥 걸어가기만 하면 되는것이다.그리고 그 브라이트라는 녀석을 만나게 되

 

면 가르쳐주겠다.날 괴롭힌게 어떤것인지를 똑똑히 보여주겠다. 나는 녹슨 철

 

제 검집에서 검을 뽑아 들었다. 저 하늘에 창창히 떠 있는 달빛을 받아 섬뜩

 

한 광망을 펼치는 장면을 기대하건만 역시 시간은 속일 수 없는 법이었는지

 

그 유명한 미스릴로 된 검조차도 시퍼렇게 녹이 슬어 과거의 그 날카롭고 미

 

려한 모습을 어떤 귀퉁이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마물의 피를 많

 

이 뒤집어 쓴 검이라서 그런지도 모르지만..씁쓸한 마음이 인다..

 

-과연 얼마의 시간이 지난 것인가.....-

 

시간이란...너무 슬픈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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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man ver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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