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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의 주인

ETC2016.06.25 01:01

 그동안 지나 온 시간이 너무도 조용했기에 알의 내부에서는 초조함이 쌓여갔다.

 이곳 저곳에서 생겨나는 작은 균열을 처음부터 신경 쓴 것은 아니었지만 알의 내부에서 조용하고 평온한 나날을 보낸 주인에게 작금의 현실은 생전 처음 느끼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알의 주인은 다급하게 누군가를 찾는다. 언 뜻 듣기에는 숨죽여 귀를 기울여야만 들리 울 듯한 작고 짧은 울음소리의 연속이지만 듣다보면 이내 이것이 부모를 찾는 소리인 듯 애달프기 그지없다.

 알의 주인의 불안한 심정에도 불구하고 매몰찬 현실은 아래로 향할수록 둥글고 위로 향할수록 갸름해지는 곡선의 겉 면에서 점차 늘어난 자그마한 균열들을 통해 무언 아우성을 보내는 듯 하다.

 돌이켜보면 알의 주인에게 있어서 그 간의 시간은 심심하고 나른함의 연속이기도 했다. 무엇도 영향을 주지 않는 상황, 항시 곁에서 느껴지던 따스함이 그로 하여금 자그마한 의구심을 가지게 한 것이다. 그제서야 알의 주인은 생각치도 못했던 자그마한 균열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것을 시작으로 균열이 늘어나는 것까지 알게된 지금은 알의 주인에게 있어서 심심하고 나른하지만 평온했던 얼마 전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돌아 갈 수 있다면 차라리 몰랐을 때가 좋았을 거라고, 허나 알의 주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를 부르며 울부짖는 것 뿐이다. 그 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 이제 알고 있었다.

 그럴수록 들리지도 않을 사방에서 늘어가는 균열의 환청은 때론 슬픔을 때론 고통과 분노, 그리고 절망과 함께 알의 주인이 알지 못 한 온갖 시련의 감정을 모아 비빔밥 마냥 비벼 혼란스런 상태로 몰아 넣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알의 주인은 아프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지만 동그란 겉 면을 감쌓은 따스함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 조용하고 평온했던 시간에는 느끼기 힘들었던 그 따스함이 조금씩 희망이라는 감정을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알의 주인은 다시 한번 울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울음소리만이 아니라 고통과 공포와 슬픔에 못이긴 몸부림도 함께했다. 그 몸부림과 울음의 끝에는 그에게 희망을 가르쳐 준 따스함을 향한 애달픔이 가득했다. 짧기도 길기도 한 순간이 지나며 알의 주인을 덮은 겉면은 가속화 된 균열을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갔다. 알의 주인에게 있어서 그 것은 그 간 그가 느꼈던 모든 감정을 넘어서는 놀라움이었다. 놀라움에 의해 그를 괴롭히던 혼란과 슬픔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금세 사라지고 만다. 그 것이 또 다른 겉면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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